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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개월 여론 검증한 미국 중앙은행 총재 인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후임자로 유력시되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을 차기 의장에 지명하지 않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의장 후보로 자신을 고려하지 말아달라는 서머스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머스 전 장관은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의회 인준 과정이 험난하고 이는 국익과 연준에 도움이 되질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머스의 탈락은 외견상 스스로 지명을 포기한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낙마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차기 의장 낙점이 유력시되면서 미국 조야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서머스의 말마따나 인준통과부터 녹록하지 않다는 게 결정적이다.

이유가 어떻든 서머스의 연준 의장 무산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번째는 6개월 이상 혹독한 여론검증 과정을 거쳤다는 점이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나 인선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연준 의장 인선을 두고 이처럼 오랫동안 여론검증을 거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만큼 차기 의장의 책무와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방증이다. 차기 의장에게는 출구전략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여론의 흐름을 수용하는 순리를 택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천재 경제학자이자 오바마의 최측근인 서머스는 학식과 경력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독선적 리더십과 과거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연준 의장에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한 자질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는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숱한 낙마 사례를 봐왔다. 하나같이 밀실에서 '깜깜이' 인사를 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결과다. 서머스의 지명 자진포기와 오바마의 결단은 인사를 상식과 순리로 풀어야 한다는 명제를 새삼 환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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