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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28일] 경제전쟁과 금융기관의 역할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 공고할 것 같던 국제 협력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각 국이 경제위기에서 서로 먼저 나오려고 환율에 손대며 경제전쟁의 징후가 보인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5년까지 수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고 달러가치 하락을 불러올 양적 완화가 예고돼 있다. 엔화와 원화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인상에 미적거리는 중국의 위안화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전세계 외환보유고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극동의 국가들 간에도 보유외환을 통한 근린궁핍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25조 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올해 들어 7월까지 2조3,000억엔 규모에 이르는 돈을 일본국채에 쏟아 넣다가 8월 들어서는 느닷없이 거의 대부분을 매도했다. 보유외환으로 일본의 국채를 매매하면서 경제적 충격이 어떤지 시험해보려는 듯 하다. 일본 국회에서는 중국의 국채 매매배경을 파악하라는 요구가 빗발치며 중국은 일본의 국채를 살 수 있는데 왜 일본은 중국의 국채를 살 수 없느냐는 항의까지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의 국채 매수에도 적극적인데 올 상반기까지 중국으로부터 약 4조 원이 한국에 들어왔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투자금액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이 무슨 이유로 한국과 일본의 국채를 매매하는지에 대해서는 두 나라의 통화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에서부터 중국 혼자만 환율을 조작한다는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두 나라로 하여금 달러화를 매수하게 유도하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설까지 분분하다. 일본 또한 보유외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유혹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삼성전자, 현대차의 약진에 위축된 일본의 수출기업들은 지난 9월 경제산업성을 통해 일본정부에게 원화를 매수해 엔고원저 현상을 시정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센가쿠열도를 두고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던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갈등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아 유야무야 되었지만 1조 달러 이상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카드이다. 한국 또한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정부차원에서 애쓰고 있지만 대국 옆에 붙어 있는 나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과거 종합상사들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외교를 보완했듯이 이번 경제전쟁에서는 국익을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폭넓은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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