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는 가격 웰빙 오리구이로 고객 입맛 사냥” 지난해까지 휴대폰 제조회사 부사장을 지내다 회사 경영 사정으로 조기 퇴직한 유승원(44ㆍ사진)씨는 지난 6월 경기도 안양시 범계사거리에 오리구이전문점 ‘쿵덕스(www.koongducks.com)’를 차리고 인생 2막을 열었다. 아내 박종임(44)씨와 함께 6개월 넘게 창업을 준비한 그는 아이템 선정 이유에 대해 “돼지고기 삼겹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쇠고기전문점도 과열양상을 보여 색다른 아이템을 찾던 중 쿵덕스를 알게 됐다”며 “오리구이는 삼겹살이나 쇠고기에 비해 웰빙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최근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어 유망업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쿵덕스는 (주)화인코리아라는 육가공회사가 모회사로, 안정적인 물류 공급망을 갖춰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브랜드라 믿고 선택했다고. 그는 아내와 함께 쿵덕스의 메뉴와 가격, 고객의 성향과 매출 동향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개점을 결심했다. 본사에서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메뉴별 조리와 서비스 마인드 교육뿐 아니라 현장 실습교육까지 실시하고 있어 창업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가공된 상태로 오리고기와 양념, 소스를 원액으로 공급하므로 주방장이 필요 없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했다. 앞치마를 맨 유씨는 주방에서 음식 맛을 책임지고 있고, 아내 박씨는 홀서빙을 담당하고 있다. 유씨는 개점 이후 전단지 살포 등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는 대신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장이 입점한 오피스텔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식을 통해 맛을 검증받아 단골고객 확보에 성공한 것. 현재 132㎡(40평) 규모 매장에서 하루 평균 260만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꾸준히 단골고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유씨는 고액 연봉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몸은 고되고 힘들지만 오히려 마음은 풍요롭고 행복하다고. 그는 “주변 상가 사람들에게 쿵덕스 덕분에 죽었던 상권이 살아났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단체고객 수요가 많아 앞으로 매장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점포 입지 선정도 좋았다. 범계사거리 지역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상권이지만 상업지역과 아파트 단지가 공존하고 인근에 공장지대가 넓어 가능성을 보고 입점한 것이 적중한 것. 유씨가 말하는 쿵덕스의 경쟁력은 바로 저렴한 가격과 맛이다. 쿵덕스는 3만~4만원을 호가하는 한 마리 단위가 아닌 1인분에 4,500~6,000원으로 고객의 숫자에 따라 그램(g) 단위로 맞춤메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는 “처음엔 다른 오리고깃집에 비해 저렴한 가격 때문에 선입견을 갖지만 한 번 맛본 고객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아 단골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대표메뉴는 쫄깃하고 감칠맛 나는 오리삼겹. 오리 다리살에 압력을 가해 삼겹살 같은 모양이 나게 만든 메뉴다. 각종 양념이 더해서 입맛을 돋우는 ‘오리양념삼겹’과 얼리지 않은 ‘신선오리구이’도 인기가 좋다. 매장 인테리어도 특별히 공을 들였다. 원목 소재와 나무 조형물 등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편안한 외식문화공간으로 꾸며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유씨는 “앞으로 범계사거리점의 규모를 좀더 늘리고 산본 등지에 2, 3호점을 개점하는 게 포부”라고 밝혔다./성행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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