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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혁신경영'으로 불황 뚫었다

R&D 역량강화·물류 프로세스 개선등 '사업 전부문 혁신과제 지속점검' 결실<br>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 1조725억

현대모비스 용인기술연구소의 전자시험동에서 차량에 장착된 전자장치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지난 9월 현대모비스는 미국 완성차업계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그룹과 약 20억달러(한화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프런트섀시모듈 및 리어섀시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06년 크라이슬러에 첫 모듈을 공급한 지 3년 만에 거둔 또 하나의 쾌거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오는 2010년 5월부터 크라이슬러가 생산하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11월 생산 예정인 '닷지 두랑고' 차종에 들어갈 모듈을 공급하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가 타 업체와의 경쟁에서 모듈의 품질ㆍ원가ㆍ기술ㆍ납기 및 협력업체 관리 부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불황에도 영업이익 증대=현대모비스는 27일 매출 2조8,669억원, 영업이익 3,559억원, 당기순이익 4,295억원의 3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000개가 넘는 미국 자동차부품업체 중 3분의1가량이 절박한 재정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9%,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6.3%, 126%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올 3ㆍ4분기까지 누적실적도 매출 7조4,522억원, 영업이익 1조725억원, 당기순이익 1조1,402억원을 달성했다. 주목할 부분은 영업이익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효과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신차종에 대한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급과 해외 이머징마켓에 대한 효율적인 공략이 큰 요인"이라며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영업이익 개선에 한계가 있으며 이를 채워주는 것이 바로 현대모비스가 추진해온 '혁신경영' 노력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전사적'혁신활동'결실=현대모비스의 경영화두는 '혁신'이다. 지난해 전사적으로 26대 혁신과제를 선정한 후 이 과제들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으로 회사 전반의 낭비요소를 개선해나갔다. 동시에 신수익 모델 창출에도 역량이 집중됐다. 우선 모듈사업 부문에서의 주요 혁신과제는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시장 중심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사업본부에서는 제품별 환경 및 트렌드 분석과 함께 제품별 중장기전략을 수립했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미래 신기술 및 소요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특히 2월부터 해외사업본부 주관으로 '광개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만주벌판까지 영토를 넓혔던 옛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이름을 본뜬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ㆍ기아자동차 납품구조에서 벗어나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를 고객사로 삼아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진정한 글로벌 부품사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핵심기술이 가미된 제품을 발판으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 트렌드, 고객 및 경쟁사 분석을 위해 전면적인 조직ㆍ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게 된다. 이밖에 R&D 부문에서는 신소재 적용 등 부품 설계단계부터 획기적으로 개선해 성능은 높이고 제품 원가는 절감하는 연구개발 노력도 함께 병행됐다. AS 부품사업에서의 혁신활동은 더욱 두드러졌다. 국내의 경우 전체 공급망 운영효율 향상과 대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한 영업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해외의 경우 해외 딜러 및 대리점 판매 역량을 강화시켜 소매판매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전물류 프로세스 개선과 국내외 적정재고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도 빠르게 나타났다. 운송노선 개선, 지역별 통합운송, 적재효율 향상 등을 통한 물류혁신은 곧바로 물류비 개선과 고객만족 극대화로 이어졌다. 현대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물류 및 재고 개선을 통해 지난 한 해에만 500억원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혁신이'기업 DNA'로=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은 최근 열린 '위기극복 고취를 위한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보다 더욱 뼈를 깎는 경영혁신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혁신 마인드'의 전사적 확산을 위해 김 부회장과 정석수 사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CEO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임직원의 자발적인 동참으로'혁신'은 이제 현대모비스의 'DNA'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다. 그리고 현대모비스는 이 DNA의 진정한 경쟁력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의 가시화된 성과로 증명했다. 윤치환 경영혁신실 이사는 "현대모비스의 기업문화에는'하면 된다'는 정신이 살아 숨쉰다. 그 정신에 '혁신'이라는 도구가 장착된다면 더욱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모비스와 같은 회사가 우리나라에 몇 개만 더 있다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지능형車 부품개발에 역량 집중
차세대 성장동력 연구도 강화 혁신을 통해 수익 극대화에 성공한 현대모비스는 향후 무엇보다 기술혁신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모듈부품기술과 생산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ㆍ독일 등 다른 자동차 부품 선진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가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시장 성장을 주도해나갈 친환경자동차와 지능형자동차 관련 부품 개발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대모비스는 모듈에 적용되는 핵심부품인 에어백ㆍ브레이크시스템ㆍ에어서스펜션ㆍ전자식조향장치ㆍ램프 등도 직접 개발 및 생산함으로써 기능통합형 모듈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핵심기술, 지능형자동차기술, 센서기술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기술 동향 및 타당성 분석을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연구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첫 발걸음은 하이브리드차 핵심부품사업 진출이다. 전호석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현재 하이브리드차용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와 통합 패키지모듈(IPM) 양산에 돌입한 상태"라며 "이 부품들은 앞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연료전지차에 함께 적용할 수 있는 공용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능형자동차에 대한 대응은 바로 차량전자화와 맥을 같이한다. 지난 6월 현대오토넷과 성공적으로 합병한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6,000억원에 이르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전장품 수주와 기존 핵심부품과 모듈제품을 지능화함으로써 타 완성차업체로의 수출도 30%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은 불확실성 해소와 전장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긍적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는 특유의 혁신 DNA를 접목해 합병 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갈 계획이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모듈 및 핵심부품의 시스템기술과 현대오토넷의 전장부품 및 전자제어기술을 접목해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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