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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마저 발길 뚝… 백화점 모피매장 "하루 고객 10팀뿐"

"자산가치 떨어져 돈쓸 여력없다" 침체·물가불안에 소비심리 냉랭<br>업계 "올 세일 예년보다 빨리·길게" 매출부진 만회·분위기 반전 노려

추위가 맹위를 떨친 24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 백화점 유명 브랜드 매장에 겨울의류 세일을 알리는 안내판이 내걸렸으나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이호재기자


24일 오전 신세계백화점 본점. 아직 이른 시간이기는 하지만 겨울철 최고 인기코너 중 하나인 모피 매장은 방문고객이 하나도 없어 썰렁했다. 이 매장의 한 매니저는 "보통 11월이면 물건을 사든, 안 사든 고객들이 끊임없이 순환됐는데 올해는 11월 들어 하루당 고객이 10팀 안팎"이라며 "오전에는 그냥 시간만 보낼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외 경제전망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 물가ㆍ고용불안 등으로 인한 자산 감소 효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고소득층마저 지갑을 닫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업계의 올 11월 성적표는 지난 2004년 카드사태 이후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롯데 3.1%, 현대3.7%, 신세계 4.5% 등 주요 백화점의 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뚝 떨어졌으며 AK플라자는 -5% 역신장했다. 올 상반기에 두자릿수 이상 성장했던 백화점들의 매출이 급락한 것이다. 백인수 롯데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고소득층이 지난해에는 지갑을 잘 열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올해 상위 20%의 고객이 10월까지만 해도 매출의 81%를 차지했지만 11월 들어서 비중이 78%로 낮아졌다. 상위 20%의 고객 매출 비중이 8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실제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4·4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서도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소득 5분위의 지수가 전분기 대비 4.0 하락한 46.0으로 전체 소득계층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전체 소비자태도지수는 45.4로 미국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1ㆍ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태도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뜻이다. 예년에 비해 유난히 따뜻했던 11월 날씨도 내수부진에 영향을 줬다. 김진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1월 백화점 매출 부진은 경기둔화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예년보다 더웠던 날씨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예년보다 빨리, 그리고 길게 세일행사에 돌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주요 백화점은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역대 최장기간인 17일 동안 송년세일에 들어간다. 평소 열흘 정도였던 세일기간을 일주일이나 늘렸다. 보통 11월에 백화점이 할인행사에 돌입하는 것은 흔치 않다. 너무 일찍 제품을 할인하면 가격정책이 흔들려 시즌장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패션회사 관계자는 "백화점이 25일부터 세일에 들어가는데 평년에는 세일기간부터 사은품ㆍ가격할인 등 행사 협조 요구를 하는데 올해는 정식 세일보다 일주일 앞선 18일부터 요청했다"고 귀띔했다. 내수경기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 유통연구소는 내년 백화점 신장률을 9.9%로 내다봤다. 올해(11.1%)보다 1.2%포인트 낮은 것이다. 백 소장은 "전반적으로 내수경기가 나아질 요건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내수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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