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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방뇨·쓰레기에 도둑질까지… 무법천지 캠핑장

800곳 중 허가시설 20여곳 불과<br>화장실·분리수거등관리 엉망<br>비싼 캠핑용품 절도범도 설쳐<br>이용객 "휴가 망쳤다" 울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지난 5월 가족과 함께 가평에 있는 캠핑장을 찾은 A씨는 100만원이 넘는 캠핑 용품들을 도둑 맞는 봉변을 당했다. 텐트를 쳐 놓고 물놀이를 갔다 와 보니 캠핑 장비들이 모두 사라진 것. 도둑 맞은 물건 중에는 며칠 전에 장만한 코펠 세트와 타프, 침낭도 있었다. 1시간 넘게 캠핑장 내부를 돌아다니며 분실된 물건을 찾아 봤지만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A씨는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가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큰 마음 먹고 장비를 사서 캠핑을 왔는데 도둑질을 당해 휴가를 완전히 망쳤다"고 울분을 토했다.

가족ㆍ친구들과 손쉽게 즐길 수 있는데다 TV 여행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캠핑이 대표적인 레저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일부 캠핑장에서는 온갖 무질서한 행태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이용객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캠핑장에서는 밤에 아무데나 볼일을 보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기본이고 낯뜨거운 애정행각을 벌이거나 캠핑 용품을 훔치는 일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달에 한 번은 캠핑을 즐기고 있다는 이요셉(42)씨는 "최근 들어 주위에 텐트 용품들을 도둑 맞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비싼 텐트용품을 노린 전문 절도범까지 생기고 있다고 해서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지난달 인천 중구 을왕리에 있는 해수욕장에 친구들과 여행을 간 신모(25)씨는 "해수욕장 옆 캠핑장에 온 사람들이 남은 음식 쓰레기를 해수욕장 모래에 그냥 파묻어 냄새가 진동하더라"며 "캠핑장 이용객들이 술이 취해 밤새 소리를 지르고 불꽃놀이를 하는 게 무서워서 밤에는 밖에 나가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캠핑장이 무법천지로 변질되고 있는 것은 전국 민간 캠핑장은 800여곳에 이르는데 정부의 허가를 받은 곳은 20여곳에 불과할 정도로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이런 캠핑장 가운데는 화장실ㆍ분리수거 시설 등 위생 시설을 제대로 안 갖춘데다 상주하는 관리인이 없는 곳이 많아 각종 비행이 판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캠핑장은 상황이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문제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31일 난지캠핑장에서 만난 박모(48)씨는 "밤이면 화장실 변기가 토사물과 휴지로 막혀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보니 해가 진 뒤에는 아무데나 용변을 보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캠핑장이 1,000여명이 한 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큰데도 화장실은 한곳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리수거할 수 있는 쓰레기장이 따로 없어 각자 쓰레기 봉투를 사서 처리해야 하는데 역시 밤이 되면 귀찮아서 무단투기가 급증한다"며 "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이 이래도 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난지캠핑장은 축구장 4개 면적에 이르는 서울시 최대 규모 캠핑장으로 시가 민간에 위탁운영을 맡긴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이번달부터 10월까지 전국 캠핑장의 안전과 환경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민간 캠핑장도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캠핑장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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