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에게는 ‘세계 최고 갑부’ 외에 다른 수식어가 하나 더 붙는다. ‘독서광’이 바로 그것.
실제로 게이츠는 평일에는 매일 1시간씩, 주말에는 3~4시간씩 책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에게는 하버드 졸업장보다 책을 읽는 습관이 더 소중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억만장자가 된 것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꾸준한 독서가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게이츠가 최근 테드(TED) 강연회에서 청중들에게 추천한 6권의 책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22일 공개했다.
◇경영의 모험(Business Adventures)
존 브룩스가 1950~60년대 뉴요커의 비즈니스 특집기사를 모아 만든 책. 1991년 게이츠가 워런 버핏을 만났을 때 버핏이 추천해 준 책이기도 하다. 게이츠는 이 책을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최고의 경영서”라고 꼽았다. 40여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브룩스의 비즈니스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은 시대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중에서 게이츠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제록스를 다룬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제록스’ 장이라고 한다.
◇불리 펄핏(The Bully Pulpit)
이 책은 1995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미국 전기작가 도리스 굿윈의 저서로 26대 대통령인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과 27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대통령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게이츠가 주목한 것은 ‘사회 변화가 어떻게 발생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사회변화가 과연 한 명의 걸출한 리더에 의해 이뤄질 수 있는 지, 아니면 다른 요소가 있는 지에 대한 것이 그의 관심을 끌었다. 결론은 루스벨트의 경우 후자였다고 내리고 있다. 루브벨트 대통령이 많은 진보적 개혁조치를 추진했지만 언론의 지원이 없었다면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면역에 대하여(On Immunity)
미국의 논픽션 작가 율라 비스(Eula Biss)가 어머니의 시각에서 예방접종에 관한 내용을 심층 분석한 저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만든 저커버그 북클럽의 네번째 선정 도서이며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꼽은 베스트북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과 철학 문학적 분석 등을 통해 예방접종에 대한 진실을 집중적으로 파고 든다. 게이츠는 비스의 필작에 대해 “아름답게 쓰여진 이 책은 새로운 부모를 위한 위대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명세계 만들기(Making the Modern World)
게이츠가 가장 좋아하는 현존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경제역사학자인 바츨라프 스밀이 쓴 저서. 게이츠는 그가 쓴 책은 모두 다 읽었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가 현대 문명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사용하는 실리콘이나 나무, 플라스틱, 시멘트 같은 재료 사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믿기 어려운 데이터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게 게이츠의 평가다. 일례로 20세기 전체를 통틀어 중국이 미국보다 시멘트를 더 많이 사용한 해는 딱 3년에 불과하다는 사례가 그것이다. 또 저자가 복합적인 문제에 대해 절대로 단순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사고의 소유자라고 게이츠는 설명한다.
◇아시아의 힘(How Asia Works)
지난해 비즈니스 저널리스트인 존 스터드월이 내놓은 저서. 여기서는 개발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질문, 즉 일본과 대만, 우리나라와 중국 같은 국가와 지역은 어떻게 고도성장을 했는냐, 또 왜 이 나라들은 이러한 성장을 이뤄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소규모 농가가 육성될 수 있는 조건의 창출, 잉여농산물과 수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 기반의 구축, 정부의 금융기관 통제를 통한 두 분야의 동시 육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
◇새빨간 거짓말, 통계(How to Lie with Statistics)
미국 작가 데럴 허프가 쓴 통계에 관한 저서. 지난해 11월 월스트리저널이 이 책을 ‘투자자를 위한 책’으로 선정한 후 게이츠가 새롭게 추천한 책이다. 1954년에 처음 출간됐지만 지금 봐도 전혀 시대에 뒤떨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꼭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저자는 처음부터 통계가 흐름을 과장하는 데 이용되고 분석을 왜곡한다고 꼬집으며 절대 쉽게 믿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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