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 국산화=SK제약과 한미약품은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를 개량한 신약 ‘스카드정’과 ‘아모디핀’에 대해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양사 모두 국산화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은 노바스크의 주성분인 ‘암로디핀 베실레이트’와 약효는 같지만 화학구조가 다르다. 고혈압 치료 성분인 암로디핀에 ‘캄실레이트’란 염기를 붙여 만든 개량신약으로, 기존 제품과 약효와 안전성은 동등하면서도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제약의 스카드정은 암로디핀에 역시 새로운 염기인 ‘말레이트’를 붙여 만든 개량 신약이다. 강북삼성병원 등 국내 5개 종합병원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노바스크와 같은 약효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말레이트염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으며, 유럽에서는 이미 제품화돼 판매중이라고 SK측은 설명했다. 아모디핀과 스카드정의 약값은 모두 노바스크의 80%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시장 쟁탈전 뜨거울 듯=이번 노바스크의 국산화 성공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노바스크가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 1위 품목이기 때문이다. 노바스크의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약 1,500억원으로, 5,000억원 규모의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의 30%에 해당된다. 하지만 특허기간 때문에 노바스크는 91년부터 국산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에 따라 SK제약과 한미약품은 저렴한 국산화로, 특히 첫번째로 개량신약을 개발했다는 이점을 감안하면 노바스크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 합치면 300~500억원 규모는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비싼 오리지널 제품의 남용으로 환자들의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오리지널 제품을 자제하자는 병원계의 자정 운동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매출을 낙관하는 이유다. 여기에 임상3상까지 마친 종근당, CJ, 코오롱제약 등도 식약청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기다리고 있고, 유한양행, 중외제약 등 8개 제약사도 임상시험 중이어서 고혈압치료제를 둘러싼 시장 쟁탈전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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