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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2월 25일] 여의도의 봄

강봉균(국회의원·민주당)

이제 몇 주일 후면 여의도에 봄이 찾아와 벚꽃이 만발하게 된다. 국민들은 벚꽃울타리 속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도 여야 간의 차가운 얼음벽이 녹아내리고 화합의 봄기운이 스며들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래야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100년 만에 처음 겪는다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행정부와 입법부가 손을 맞잡고 심지어는 다른 나라들과의 정책공조까지 다짐하고 있는 이때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우리나라만 정치권이 서로 싸우고 민간 사회단체들이 분열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서야 되겠는가. 여의도에 진정한 봄이 찾아오려면 무슨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것일까. 첫째, 필자가 속해 있는 민주당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부터 고백하고자 한다. 민주당은 1년여 전에 국회의 과반수 가까운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여당이었다가 이제 82석에 불과한 소수야당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 앞에 무력감을 숨기지 못하고 대여 투쟁성을 강화하는 것만이 존재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민주당이 왜 대여투쟁을 하는 것인지 이유를 납득하기 전에 싸움하는 것 자체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경제위기 상황에서 살아가기 힘들어진 것이다.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하던 지난 1970~1980년대에는 무조건 싸워도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강경노선에 짜증을 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법안이나 예산안이라면 성실히 토론하고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정부 여당이 더 많이 변해야 한다. 국민들 눈에는 항상 야당이 싸움을 거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은 정부 여당이 싸움을 자초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이 거대여당을 만들어준 이유가 야당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대선과 총선 때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준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이 이념을 뛰어넘는 실용주의 정부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명박 정권은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할 뚜렷한 비전도 없는 채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옹호하고 서민층보다 고소득층을 대변하는 정권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와 같이 우파이익을 지켜주는 이념정당의 색깔을 벗지 않는 한 여의도의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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