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말한 공생발전(Ecosystemic development)을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말했듯 큰 틀에서 새로운 시장경제 모델이라고 하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생태계적인 생태계형의 영어식 표현으로 이해하는 게 더 빠를 것"이라며 "환경보전과 성장, 경제발전과 사회통합, 국가발전과 개인발전이 함께할 수 있는 시장경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공생발전이란 새로운 화두로 MB노믹스의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정리하지만 핵심은 지난 2009년, 2010년에 나온 중도실용과 공정사회가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보인다. 아예 구체적으로 대기업의 책임을 조목조목 열거했다는 점에서 대ㆍ중소 상생,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바탕으로 기업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더 세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경제의 진화=이 대통령은 현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상황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고 글로벌 재정위기로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며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높은 물가, 빈부격차, 실업률에 기후변화까지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인식 속에 이 대통령은 시장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말한 시장경제의 모델은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경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이 같은 진화는 현재 우리 사회에 내재된 무한경쟁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수석은 "공생발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무한경쟁 시장경제의 문제점이 부각됐다"며 "승자독식ㆍ탐욕ㆍ비윤리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공생발전의 개념을 새로운 국가 모델로 확대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화와 정보화를 통해 신흥국 경제개발에 도움을 줬지만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문제를 야기했고 복지국가 모델도 복지에 치우쳐 재정위기를 초래한 만큼 진화된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의 진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국 중심에서 글로벌 민주주의로, 이념의 정치에서 생활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여전히 표심에만 의존하는 정치에서 국민들이 생활에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정치로 정치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생발전은 동반성장의 진화=공생발전은 동반성장을 업그레이드시켜 다양한 개체들이 공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뱀만 사는 호수생태계와 뱀ㆍ붕어ㆍ미꾸라지 등 다양한 개체가 사는 호수 중 더 건강한 생태계는 후자"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기업생태계에서 대기업만 커지고 중소기업이 죽으면 대기업도 망할 수밖에 없고 중산층이 다 무너지면 사회적 경제적 기반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수석은 "공생발전은 정글에서 숲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약육강식보다는 공존공생하며 생태계를 유지 발전시키듯 사회격차를 줄이는 포용적 성장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책임론 부각=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강조하면서 대기업의 변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사회적 책임의 무게가 보다 커지고 기업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책임과 일자리를 더 적극적으로 만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이후 유지했던 대기업에 대한 일관된 정책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상생경영을 뛰어넘어 사회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는 대체휴무제, 여가시간 활용 등에서도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은 정부의 힘만으로 할 수 없다"며 "정부와 시장, 정치권과 시민사회, 기업과 근로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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