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주식 중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상승세를 이어가겠습니다."
권용원(53·사진) 키움증권 대표는 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새해 포부를 밝혔다. 권 대표는 "전체적인 주식 거래량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키움증권은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으로 꾸준하게 수수료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특별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3·4분기까지 총 4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외국계를 포함한 61개 증권사 중 10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권 대표는 "기존 핵심 고객들을 붙잡아두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주식 외에도 해외 주식·선물, 유렉스(EUREX) 야간 옵션 등을 거래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 모여 큰 성과를 발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수수료 수익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키움증권에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반 증권사의 경우 영업점 관리 비용 증가 및 과당경쟁 탓에 수수료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증권사에는 이와 같은 지적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권 대표의 주장이다.
아울러 권 대표는 최근 금융권에서 불고 있는 '핀테크(금융+기술)' 열풍이 키움증권에 유리한 시장 환경을 조성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 2000년 설립 당시부터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을 통해 증권업계에 뛰어들었다"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나름의 '진입 장벽'을 만들어놓은 만큼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앞서나가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투자은행(IB) 분야 사업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IB 분야에서도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등 가격·수수료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만 집중해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구조화금융·부동산금융 등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기업공개(IPO) 시장의 불황에도 6개 업체의 상장주관사를 맡았던 데 비해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권 대표는 "여러 업체의 상장 일정이 연기되면서 수치상으로 낮은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일 뿐"이라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고객을 확보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 대표는 불황에 빠진 증권업계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금융사고가 되풀이되고 '여의도를 점령하라'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증권업계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매우 저하된 상태"라며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업계 종사자 모두가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키움증권은 이를 위해 다른 금융투자상품에 비해 투자 위험이 비교적 높은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면서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마지막으로 올해 증시 전망을 묻는 질문에 권 대표는 "국내 증시에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반대로 말하면 예년에 비해 크게 나쁠 것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자금이 그쪽으로 빠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리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도 '박스권' 장세에 내성이 생긴 만큼 새로운 투자를 시도해볼 만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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