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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악어의 눈물

이집트 나일강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흘린다는 전설이 있다.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실제로 눈물을 흘린다. 물론 이는 자신의 먹이가 된 자를 애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눈물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먹을 때 삼키기 좋게 수분을 공급 하기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요즘 정치인들, 유난히 눈물이 많아졌다. 3보1배를 끝낸 추미애 민주당 선 대위원장은 유세를 하면서 시시때때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달 말 TV정당연설에 출연, 두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그것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기시키면서.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눈물 정치 ’를 중단하라”며 공격하고 있다. 공격의 선봉에는 열린우리당의 두 여성 공동선대위원장이 나섰다. 한명숙 위원장은 “눈물을 흘리며 얄팍한 감정에 호소한다든지 지역주의를 되살리는 행태는 여성으로서 미래 사회의 지도자 상을 제시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애 위원장은 “박 대 표가 영남에서, 추 의원이 호남에서 지역정서에 호소하고 있는데 여성 정치인이 이런 일을 앞장서서 한다면 후대의 역사평가가 안 좋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눈물샘 크기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국회 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결의안이 의결될 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유시민 의원은 울다가 잠시 실신까지 했다. 정치인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것이 단순한이미지ㆍ감성정치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문제다. 오는 15일이 총선이다.예년 선거의 경우를 보면 정치권은 이맘때쯤 부동층을 잡기 위해 자신들의 정책과 노선 부각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좀 다르다. 각당이 최근 총선 공약을 내놓기는 했지만 내용이 부실한 것은 물론이고 그나마 이에 대한 홍보도 전무하다. 이번 선거에는 ‘눈물’만 있고 정책은실종된 형국이다. 이렇게 된다면 정치인들이 흘린 눈물이 아무리 순수한 것이었다고 해도 결국 ‘악어의 눈물’로밖에 평가받지 못할 것이다. 국민 들은 정치인들이 눈물을 흘리더라도 ‘할 것은 하고’ 흘리길 바란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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