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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해프닝? 달러 조절?

오바마 G7 정상회의서 "글로벌 경제에 달러 강세 우려" 발언 진위 놓고 시장 촉각

"사실 아냐" 즉각 부인에도 달러화 급락, 환율 출렁

'TPP 위해 엔저 제동' 아베와 물밑교감說 부상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달러 강세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외신 보도로 국제외환시장이 한바탕 출렁거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즉각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오보에 따른 단순 해프닝인지, 미국이 실제 강달러 속도조절에 나설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반대에 가로막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신속한 타결을 위해 엔저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1.17% 급락한 95.27을 기록했다. 미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 대비로는 각각 1.48%, 0.88% 하락했다. 이는 최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자 투자가들의 차익매물이 나온데다 오바마 대통령의 '달러 강세 우려' 발언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익명의 프랑스 정부 관료를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사적인 토론 자리에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일인 지난 7일 "그리스 사태가 금리와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강달러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익명보도를 믿지 말라"며 "나는 달러화나 다른 통화의 일일변동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달러 강세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사적인 자리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 협조를 당부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달러화 강세로 미 경제 회복세마저 타격을 받으면서 유로화ㆍ엔화 약세의 속도조절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프루덴셜인터내셔널투자자문의 존 프라빈 수석 투자전략가는 "오바마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이번 보도는 달러 강세에 대한 (미국 측의) 불편한 물밑 기류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3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순수출 약화는 확실히 올해 성장 전망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3월 강달러와 세계 성장 둔화가 미국 경제의 역풍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PP 체결을 위해 일본을 압박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우존스는 이날 "미 의회의 TPP 반대론자들은 달러화 과대평가, 특히 엔저를 지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미국 내 일자리 감소, 참여 회원국의 환율조작 등을 이유로 오바마 행정부에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례적으로 엔화약세에 제동을 걸면서 물밑교감설이 힘을 얻고 있다. 그는 8일 G7 회동 후 "일반적으로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업계와 해외사업 비중이 큰 기업에 긍정적이지만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중소기업과 지방기업, 소비자의 부담은 커진다"며 "엔저 효과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G7 공동 선언문에서 "기존의 환율안정 노력을 재천명한다"고 강조한 것도 블룸버그 보도와 맞물려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와 별 차이가 없는 통상적 문구지만 급격한 엔저에 대한 확연한 경고라는 게 일본 교도통신의 분석이다.

아울러 이번 해프닝에 달러 강세의 부작용이 다시 부각되면서 연준이 당초 의도대로 올 9월에 기준금리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5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신규고용 수가 예상을 훨씬 웃돌았지만 저조한 노동참가율, 에너지 부문의 지출감소 등 우려 요인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엠 아슬람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11일 발표되는 소매판매까지 호조를 보여야 9월 기준금리 인상이 연준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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