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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반독점 규제 국가간 조화필요
입력2002-05-17 00:00:00
수정
2002.05.17 00:00:00
대서양을 사이에 둔 양안(유럽과 미국)의 반독점 규제당국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유럽집행위원회가 제너럴 일렉트릭스(GE)의 하니웰 인수를 반대한데 이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독점 규제에 관한 양측의 이견이 불거지면서 미국과 유럽의 불편한 관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글로벌 마켓에서 미국과 유럽 연합, 이밖에 다른 경제 대국들간의 긴밀한 협조는 이론상으로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반독점 규제를 둘러싼 현실은 다르다.
찰스 제임스 미 법무부 반독점국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유럽이 두가지 관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유럽집행위원회가 문제삼고 있는 독점적 지위와 관련한 법 논리는 이미 미 법원에서 기각된 것이다.
그는 미 법원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 신규 시장에 진입할 경우 더 좋은 서비스와 질 높은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두번째로 미국은 반독점 규제에 관한 논의를 법정을 통해 진행, 새로운 반론에 대한 여지를 열어 두고 있다.
제임스 국장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은 이와 달리 브루셀의 담당 관료들이 닫혀진 문 뒤에서 논의를 진행한다.
물론 유럽 집행위원회가 오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유럽 법정으로 향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단지 효율적이고 정밀한 조사를 위해 외부를 향한 개방 정도를 높이는 것은 필요한 조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미국의 시스템역시 투명함의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년간에 걸친 조사 (앞으로도 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미국 법정은 9개의 미국 주정부를 충분히 설득시키지 못한 상태다.
하나 이상의 반독점 당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다국적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지만 이것은 그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치뤄야 하는 대가다.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조금만 더 겸손한 기업이라면 8년을 허비하며 법정 공방을 벌이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계의 반독점 당국들은 상호간 의견 차이로 충돌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 해당 지역 당국의 책임을 존중하는 편이 낫다.
어쨌거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법정에서 겪은 길고 긴 고난의 시간들은 단일 법정내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수의 규제 당국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도 각각의 관행과 원칙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5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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