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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 다시 공동2위… 역전승 노린다
입력2011-03-06 14:02:05
수정
2011.03.06 14:02:05
강동효 기자
“소위 말하는 빡센 코스에 빡센 바람… 시속 48km 바람 부는 데서 파 잡기 힘드네요. 지금 남자 락커룸에 마이애미 돌핀스 미식 축구팀 치어 리더 두 명이 돌아다니네요. ㅎㅎ”
양용은(39)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 3라운드를 마친 뒤 자신의 트위터에 장난기 가득한 글을 남겼다. 6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골프장 챔피언스 코스(파70ㆍ7,158야드)에서 펼쳐진 3라운드에서 그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공동 2위(4언더파)로 다시 올라섰다. 단독 선두인 로리 사바티니(남아프리카공화국)와는 5타차. 최종 라운드만을 남겨둔 가운데 그는 ‘쫓는 자’의 여유를 내비쳤다. 현지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욕심내지 않겠다(try not to be greedy)”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소문난 불교신자인 그에게 올해는 복덕을 누릴 수 있는 행운의 해이다. 그는 PGA투어에서 유독 홀수 해에 성적이 좋았다. 지난 2007년 데뷔한 뒤 2008년 17개 대회에 출전해 톱10 이상의 성적을 낸 건 1번뿐이었다. 하지만 2009년 들어서는 19개 대회에 나와 우승 2회를 포함해 4회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짝수해인 지난해에는 16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겨우 2차례 이름을 올리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적어냈다.
혼다 클래식은 양용은의 홀수 해 성적을 반증하는 대표적인 대회다. 양용은은 2009년 이 대회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지만 지난해 공동 72위로 부진하며 컷 탈락했다. 홀수 해인 올해 양용은은 이 대회에서 다시 한번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양용은은 전날 2라운드에서 1타를 잃으며 주춤했으나 3라운드에서 메이저대회 챔피언다운 명품 샷을 뽐냈다. 전반에 버디와 보기를 1개씩 맞바꾼 뒤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0.5m에 붙이며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워터해저드가 앞에 도사린 ‘베어 트랩’의 17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홀 5m에 붙인 뒤 퍼트를 성공해 다시 1타를 줄였다. 마지막홀(파5)에서는 2009년 PGA투어챔피언십 당시 타이거 우즈를 잠재운 명품 샷을 재연했다. 그린 옆 벙커에서 때린 두 번째 샷이 홀 3m에 떨어졌고 퍼트 실수 없이 볼을 그대로 홀에 밀어넣었다.
양용은은 “보수적으로 치겠다”는 최종 라운드 전략을 밝혔다. 5타차는 한 라운드에서 뒤집기는 부담스러운 격차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지 기상 상황이 그에게 유리하다. 최종 라운드에서 천둥을 동반한 돌풍이 예고됐다. 제주도 출신으로 ‘바람의 아들’로 불리는 양용은으로서는 역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양용은은 자신의 트위터에 “많은 응원 덕분에 요즘 기운 나네요. 내일도 열심히 할게요. 트위터 덕분에 한국이 더 그립네요”라며 팬들에게 선전을 다짐했다. 양용은은 사바티니, 제리 켈리(미국)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치른다.
한편 김비오(21ㆍ넥슨), 강성훈(24ㆍ신한금융그룹), 앤서니 김(26ㆍ나이키골프), 위창수(39ㆍ테일러메이드) 등 코리안 브러더스는 모두 전날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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