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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2베트남戰 될라” 우려
입력2003-09-18 00:00:00
수정
2003.09.18 00:00:00
이영섭 기자
이라크의 치안 상황은 현재 내전에 가까운 혼란 상태다. 3월22일 개전 이후 16일까지 사망한 미군 297명 중 절반 이상인 159명이 종전 선언(5월1일)이후의 게릴라전으로 목숨을 잃은 데서 혼란상이 단적으로 드러난다.사망자 외에도 매일 10명 이상의 미군이 부상을 당하고 있다. 뉴스위크 최근호(9월15일자)는 현 상황이 15년간 지리한 내전이 이어졌던 레바논을 답습하고 있다고 진단했고, 뉴욕타임스는 15일 미국이 제2의 베트남전 수렁에 빠졌다며 우려했다.
하루 평균 12건의 매복공격과 테러가 발생해 미군 1명 정도가 숨지는데 바그다드, 티크리트, 라마디, 다우르 등 미군 관할의 중부 및 중북부 지역에서 가장 심하다. 영국군과 폴란드사단이 관할하는 남부 및 중남부 지역은 비교적 평온한 편.
중북부 지역이 게릴라의 온상이 된 것은 사담 후세인이 속한 이슬람 수니파의 밀집 거주 지역이어서 후세인을 추종하는 바트당원 및 비밀 경찰들이 저항의 근거지를 마련하기 쉽기 때문이다.
게릴라전이 가장 극심했던 8월 한달간 미군은 중북부의 슈마이트에서부터 바그다드 남쪽 힐라에 이르기까지 30여 차례 게릴라전을 치렀고, 게릴라들은 로켓유탄(RGP), 박격포, 심지어 견착식 미사일 등으로 미군을 괴롭혔다.
게릴라들은 시내 고층건물의 옥상에서 저격, 미군 병사들은 누가 쏜 총에 맞았는지조차 모른 채 숨지고 있다. 세계 최강의 미군이 생업에 종사하다가 게릴라로 돌변하는 이라크 민간인들에게 속수무책이어서 게릴라전과 시가전에 약한 미군의 특성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바그다드 유엔 건물 자폭테러 사건의 경우에서처럼 미국과 서방의 민간인들을 향한 무차별적 테러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지를 통해 밀입국한 외국인들도 게릴라전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들은 신앙에 따라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하드(성전)를 벌이고 있다.
한국군이 다국적군 일원으로 이라크로 파병될 경우 주둔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모술 등 북부지역은 대규모 게릴라전이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잠재적 위험성은 매우 높다.
지난달 후세인의 두 아들이 모술에 은거하다 사살된 직후 AP 통신 등은 수니파 밀집지역인 북부는 도망자들을 보호해주는 전통이 강한 지역이어서 후세인과 게릴라들이 은신하는데 용이해 격전지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북부는 쿠르드족들이 많아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는 주둔군이 쿠르드족과 이라크인들간 유혈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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