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방송’인 소출력 라디오방송사들이 정치ㆍ사회 분야 등으로 방송 소재의 폭을 넓히고 있다. 다루는 주제가 벌써 동네 이야기를 벗어나 환경, 한미FTA 등까지 방송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소출력라디오 방송이란 FM주파수 대역(88~108MHz) 대역에서 1W이하의 작을 출력을 이용해 5km 안팎의 제한된 지역에서만 수신할 수 있는 지역밀착형 방송. 2004년 11월부터 수도권의 경우 마포, 관악, 분당 등 3개지역, 비수도권은 충남, 경북, 대구, 광주, 나주 등 5개 지역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예컨대 분당지역 주민들은 현재 FM 90.7MHz를 틀면 동네방송을 들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당초 의도했던 동네라는 주제를 뛰어넘으려는 움직임의 선두 주자는 관악FM(100.3MHz). 작년 10월 개국한 관악FM은 31일 오전 11시 ‘생태도시와 공동체 운동 강연회’를 방송한다. 지난 28일 관악FM 지하에서 열린 같은 제목의 강연회를 녹음해서 내보내는 방식이다. 관악FM은 임종민 제작2팀장이 ‘언론이 언론다워야 언론이지’ 등의 글들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거대담론을 꺼내고 있다. ‘지금 라디오 서점으로 갑니다’ 등의 제작자인 안병천 PD는 ‘주요 일간지와 포털 사이트 한미FTA에 대한 함구령?’ 등의 기사를 올리고 있다. 작년 9월 개국한 마포FM(100.7MHz)은 ‘한미FTA 강연회’를 지난 20일 오후 2시에 내보냈다. 방송에서는 ‘KBS스페셜-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을 제작했던 이강택 KBS PD가 전하는 한미FTA가 우리 경제와 개개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 등을 들을 수 있다. 마포FM에서 ‘톡톡 마포’를 제작하고 있는 김동현 PD는 “현재 ‘톡톡 마포’에서도 한미 FTA가 의약, 환경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다”며 “편성국 차원에서 앞으로 한미 FTA에 관해 전문가들을 모시고 대담 프로그램을 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 소출력 라디오인 성서FM(89.1MHz)은 성서 공단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아시아 주간 뉴스’(월~토 오후9시30분)를 방송하고 있다. 프로그램에서는 스리랑카ㆍ인도네시아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가 직접 고국의 소식과 국내 소식 등을 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이주노동자 문제를 그들의 목소리로 진솔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기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라고 사회적 이슈를 다루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FTA 등 큰 사안이 개개인의 삶에 어떤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지 등에 대해서는 오히려 거대방송사보다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출력라디오 방송사는 현재 비영리법인만 운영할 수 있고, 일반 방송과 달리 광고방송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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