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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메이커] 신동빈 회장, 자성인가 경고인가

사장단 향해 "無知의 리스크 경계하라"

"살아남으려면 선제적 대응능력 키워라"

'뼈 있는 경계령'에 계열사 사장들 긴장

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사장단 회의를 갖기에 앞서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지(無知)의 리스크를 경계해 주십시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인 그룹 최고경영진 70명 앞에서 짧지만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상반기 그룹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그는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무엇이 리스크인지조차도 모를 수 있다"며 '무지의 리스크'를 설명했다.

총수의 뼈 있는 '경계령'이 내려지자 최고경영진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 스스로의 '자성'일 수도 있지만 사장단을 향해 보다 확실한 성장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우회적 경고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올해 1조원을 들여 롯데렌탈(옛 KT렌탈)을 인수했고 이어 미국 맨해튼 중심가의 랜드마크 호텔인 '더뉴욕팰리스호텔'을 약 9,000억원에 사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러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며 잠실에 짓고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아시아의 랜드마크'로 도약시킨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최근 전 세계 각국으로의 출장 횟수를 늘려가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회장이 경계령을 발동한 것은 보다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날 "변화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선제적인 대응 능력을 키워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롯데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추월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융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강조하고 있지만 온라인 유통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속도에 비하면 옴니채널의 적용 속도는 거북이걸음 수준이다.



관광의 경우 '에어비앤비' 같은 신생 기업들이 전통적인 호텔들을 위협하고 있다.

관람객 부진으로 고충을 앓고 있는 제2롯데월드 역시 주차 문제 등 외적 변수로만 돌리기에는 또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 세계의 전통적인 유통 기업들이 맞닥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치열한 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그는 "환경 변화를 포착하는 능력과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트렌드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카셰어링 사업을 갖고 있는 롯데렌탈을 인수한 것도 환경 변화에 대한 고민의 일환으로 비친다.

신 회장은 이런 경계의 목소리 속에서 롯데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잘할 수 있는 사업, 핵심 사업에 철저히 집중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신 회장은 "우리의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도 연관사업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롯데의 경쟁력이나 핵심역량이 통할 수 있는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원칙하에) 시장의 수요·트렌드 변화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신 회장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인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미래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경쟁력이 그 효력을 잃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라이벌이 나타나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며 "미래 인재에 대한 투자와 여성인재 육성, 해외인재 발굴 등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고경영진은 국내외 경영상황, 하반기 시장 전망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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