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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금융시장 구하기' 직접 나섰다

■ 美·국제기구 지도자 위기 극복 총력전<br>"시장회복 확신위해 강력 조치 취할것" 긴급 성명<br>압류 부동산 매입·주택보유자 대출등 추진 가능성<br>G7·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도 잇따라


심연을 알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국제 금융시장을 구하기 위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직접 나섰다. 10일 부시 대통령이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주 말과 다음주 워싱턴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 G20 재무장관 회의가 잇따라 열리는 것은 정상적인 경제정책 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수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미국은 7,000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안을 발표하고 세계 주요 7개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보조를 맞춰 전격적인 공동 금리인하 조치를 취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업들의 어음(CP)을 직접 매입하고 일부 은행들의 주식을 사들여 국유화할 수 있다는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 패닉에 빠진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은 10일 오전10시(한국시각 10일 오후11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한 긴급성명에서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시장 회복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에서 부시 대통령은 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을 미국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정부가 앞으로도 다각적ㆍ공세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부시 대통령은 주요 정책 결정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일임해왔다. 그만큼 미국과 글로벌 금융 위기가 깊고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실제로 각국 정부가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때면 마비된 듯 잠시 잠잠하던 시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하는 또 다른 공포에 질려 가위눌리는 모습이다. 공포가 공포를 낳고, 이 공포가 다시 다른 공포를 낳는 형국이 가속화되고 있다. 필립 올랜도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의 전략가는 “사람들이 모든 것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면서 “지금은 아무런 가치도 평가되지 않는 무신론자들의 투자 세계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남은 대안은 무엇일까. 미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대안으로는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압류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과 주택 보유자들에게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 꼽히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낸 글렌 허버드는 미국 정부가 양대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와 프레디맥이 보유한 모기지 자금을 재조달할 것을 제안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싱크탱크 NDN의 경제학자 롭 샤피로는 정부는 주택압류 위기에 처한 주택소유자들에 대한 정부 대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도 있지만 과연 시장에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FRB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신용경색 위기가 본격화되던 지난해 9월 이후 지금까지 연방 기금 금리를 5.25%에서 1.5%까지 줄곧 인하해왔다. 그러나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진 시장은 정책 당국의 기대와는 반대로 움직여왔다. 한번 공포에 질린 은행들은 자금을 틀어쥐고 다른 은행이나 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 것을 극구 꺼려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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