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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세포 이용 퇴행성 뇌질환 치료 길 열렸다
건국대 한동욱 교수팀, 유도신경줄기세포 배양 성공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무의탁 치매 노인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서 한 노인이 어린이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한국일보 DB)
체세포를 이용해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내 연구진이 기존 줄기세포 연구의 한계를 넘은 ‘유도신경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교과부에 따르면 건국대 한동욱(36) 교수 연구팀과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공동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체세포를 신경줄기세포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한 교수팀은 생쥐의 체세포에 신경줄기세포 유전자를 삽입해 뇌 조직에서 나온 실제 신경줄기세포와 유사한 세포를 생산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도신경줄기세포’는 시험관에서 최대 2년까지도 장기 배양할 수 있으며 뇌 조직에 주입했을 때 종양도 생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 세포들은 1~2주가 지나면 분화를 멈추고 죽어버려 치료용으로 가치가 없었다.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형태로 ‘역분화’시킨 ‘유도만능줄기세포’도 분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세포가 남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었다.
유도신경줄기세포는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면역거부가 없으며 배아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신경줄기세포로 분화하기 때문에 종양도 생기지 않는다.
이번 연구 성과로 환자의 체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뇌질환의 원인을 밝혀내거나 건강한 신경세포를 만들어 환자에게 이식하는 치료의 가능성이 열렸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체세포를 성체줄기세포로 직접 역분화를 유도한 첫 사례로 앞으로 치매 등 뇌질환과 척수손상 등의 치료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셀(Cell)’의 자매지인 ‘세포줄기세포지(Cell Stem Cell)' 주요 논문으로 22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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