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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줄리아니 파트너스

미국의 번영과 부를 상징하는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고 전미국인들이 테러 의 공포 속에 전율하던 날이 지난 2001년 9월11일이다. 이때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위기관리의 해결사로 각광받은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은 비즈니스 컨설팅사업에 성공, 또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테러의 후유증을 2개월간 수습하고 임기를 마치게 된 그는 곧바로 줄리아니파트너스라는 컨설팅회사를 차렸다. 테러의 공포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로 확대되면서 위기관리와 안전시스템에 대한 자문의 필요성이 커졌고 시기적으로 위기관리사업이 적절한 때였다. 그는 뉴욕시 경찰과 소방관계 부 서에서 함께 일하던 전직 직원들과 사업을 시작했다. 업무 초기부터 자문계약이 쇄도해 단기간에 기존의 유명 컨설팅회사를 제치며 미국 내 최상위 랭킹에 오를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 고객명단을 보면 그 회사의 업무영역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제약회사ㆍ통신회사ㆍ법무부ㆍ보험회사ㆍ멕시코시ㆍ부동산회사ㆍ투자은행ㆍ병원 등 테러나 각종 대형위험에 노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공공기관이 고객명단에포함돼 있다. 그의 사업은 뉴욕시 행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9ㆍ11테러라는 전대미문의 위 기를 관리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필요한 이에게 알려주고 자문하는 일이다. 이 일은 로비와는 다르고 따라서 그들의 과거 지위를 이용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고 있다. 닉슨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역임했던 헨리 키신저도 키신저앤드어소시에이츠라는 컨설팅회사를 차려 이 분야에서 굴지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키신 저와 함께 일하는 인사의 면면은 무척 화려하다. 역시 국무장관 출신의 로렌스 이글버거, 대통령안보보좌관 출신인 스코 크로프트 등 전직 장ㆍ차관 출신이 모여 있다. 전략적 자문에 역점을 둔 회사로 기업들의 전략적 파트너를 물색하거나 투자기회를 알선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관계나 신시장 개발을 돕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또는 민간 부문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은 퇴한 경험 있는 원로들이 컨설팅회사를 차려 자문이나 고문 역할을 하며 후진들의 활동을 돕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민간기업의 중견 간부들이 3만5,000명이나 등록하고 그들의 도움이 필요한 국내 중소기업이나 개발도상국을 돕고 있는 국제기업서비스기구(IESC)와 같은 기관은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선배들의 경험을 소중하고 값지게 생각하고 그것을 배우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 있고 기꺼이 개도국 기업이나 미국 내 중소기업의 경영을 도우려는 미국기업 선배들도 보람을 가지고 자문에 임하고 있다. 70년대를 돌이켜보자. 73년에 세계경제는 1차 오일쇼크로 엄청난 충격과 고통을 겪었고 발전 초기단계였던 한국경제는 그대로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76년부터 잠시 안정되던 한국경제는 78년 2차 오일쇼크를 맞게 되고 이때우리 경제가 받은 충격은 1차 때보다 오히려 심각했다. 그러나 미국ㆍ유럽 ㆍ일본 등 선진경제권의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2차 파동의 충격을 1차 때에 비해 최소화할 수 있었다. 정부나 민간의 핵심인사들이 대부분 1차 파동을 겪어 2차 파동의 기미를 미리 알아차렸고 만약의 경우에 대한 나름대로의대비책도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정부나 민간이나 인사교체가 워낙 빨라 5년 후 2차 파동때는 1차 파동을 겪은 사람이 거의 바뀌어 경험 없는 인사들이 나름대로 위기를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당연히 우리의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고 이 위기의 파장이 수년간 계속됐다.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케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한국에서는 97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대교체도 빠르고 사오정 이니 오륙도니 하는 농담도 나오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사회의 주력이 젊어지는 것은 세계경제의 불가피한 변화라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사회활동은 패기와 인터넷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고 오래 축적된 경험과 어우러질 때 효율이 극대화된다. 기업과 금융기관 그리고 정부에서 퇴직한 인력이 구석구석에 넘쳐나고 있다. 그들의 오랫동안 의 경험과 지혜는 활용하기에 따라 한국사회의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들의 성공한 경험과 더불어 실패한 경험까지도 경청하고 배워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97년 환란 이후 한국에서는 미국의 대형 컨설팅업체를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들 담당자 대부분은 한국경제에 대한 실무경험도 미약하고 지휘경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미국회사의 자문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뛰며 일했던 실무경험자, 업무를 직접 지휘했던 줄리아니 전 시장과 같은 경력 있는 인사들로 부터 실질적인 자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젊고 패기 있는 청장년층과 노련한 경험과 연륜이 쌓인 선험자들이 상호보 완할 때 우리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줄리아니파트너스의 역할을 보다 주의 깊게 봐야겠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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