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친일청산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정작 친일파의 후손들은 과거 조상들의 땅을 찾겠다고 나서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조상땅 찾기’ 사업이 정작 친일파 후손들에게 이용당하면서 매국노 이완용, 송병준 등의 땅을 찾겠다는 후손들의 반환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KBS2 ‘추적60분’은 12일 오후 11시 10분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친일파 후손들의 행태를 고발하는 ‘친일파 땅을 쫓는 추악한 커넥션’ 편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땅 찾기에 나선 친일파 후손들을 직접 찾아간다. 이완용의 증손자 이윤형씨는 친일파 후손 중 최초로 조상의 재산을 되찾겠다고 소송을 제기한 이. 그러나 그는 이미 몇 해 전 사망했다. 그의 아들은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아버지의 재산환수소송을 잘못된 일”이라고 털어놓는다. 친일파 후손들에게 접근해 땅 찾기를 충동질하는 토지 전문사기단, 일명 토지 브로커들의 행적을 추적한다. 브로커들은 자신들을 봐주는 세력이 현직 공무원들이라며 모 재벌그룹 부회장이었던 기업자도 2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기당했다고 털어놓는다. 이들은 거액을 챙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친일파 후손들과 함께 땅 찾기에 나서고 있다. 친일파 후손들이 일본에서까지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의혹도 제기한다. 일본에서 송병준 후손에게 사기피해를 당했다는 일본인을 만나 “그의 배후엔 야쿠자가 개입돼 있다”는 증언을 듣는다. 송병준에겐 도쿄에만 3,250평의 땅이 있는 걸 비롯해 일본 곳곳에 700만평이 넘는 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친일파 땅 찾기를 차단하기 위해 현재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재산을 환수하는 특별법’을 제출해 놓은 상황. 이완용 후손의 소송 이후 이미 친일파 후손들의 땅 찾기 소송 27건 중 절반 가량이 승소했다. 특별법의 통과 가능성과 함께 진정한 친일청산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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