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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환경산업 확대에 있어 두드러지게 주목 받고 있는 분야가 주택 건설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분야가 각종 산업이나 운송이 아닌 주택 부문이기 때문이다. 스웨덴ㆍ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에서는 100% 목재를 활용해 짓는 최첨단 친환경 목조주택이 각광 받고 있다. 목조주택은 내외장재뿐만 아니라 기본 골조에 철골이나 콘크리트 대신 목재를 사용한 건물을 일컫는다. 스웨덴 벡스에시도 이 같은 최첨단 목조주택단지 조성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시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호숫가 인근에 주택을 지을 경우 목조주택만을 허용하기로 법안을 정비했다. 향후 4~5년 안에 1,500가구의 주택을 더 짓는 게 목표다. 목조주택은 첨단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 30㎝ 이상의 프레임(골조)을 사용해 콘크리트나 철강 골조 주택만큼 튼튼한데다 방열ㆍ방음효과도 뛰어나다. 또한 목조 고유의 특성으로 냉난방 비용이 매우 저렴해 에너지 효율을 기존 주택보다 4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목재는 열방출을 막아주는 열전열성이 뛰어난데다 수증기를 분산시켜 내부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조성ㆍ해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점도 목조주택이 대표적인 친환경 주거형태로 부상하는 이유다. 벡스에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목조주택은 건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거의 제로에 가까우며 집의 수명이 다해 해체해도 이산화탄소 발생이나 폐자재 매립 등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전문가들은 이제 가장 일차적인 건축자재로 평가 받아온 목재가 매우 산업화된 건축 개념에도 적절한 자재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재료 자체가 자동화 가공법을 적용하기 쉽고 사전제작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스 안드레아 벡스에시 부동산사업담당 조정관은 "건축비 자체는 기존 주택과 비슷하지만 조립식 건축자재를 사용하므로 이른 시일 안에 지을 수 있다"며 "기초공사 뒤 한 층을 올리는 데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아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건축 형태인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조성에서도 목재가 인기다. 패시브하우스에 목재를 접목하면 별도의 난방시설이 없어도 되는 건물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990년대부터 패시브하우스 조성을 추진해온 주변 EU 국가로 수출길도 열리고 있다. 에릭 세라노 벡스에대학 공학설계부 교수는 "단순한 목재 수출은 수익확대에 크게 기여할 수 없다.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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