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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후폭풍이 더 무섭다”
입력2003-11-24 00:00:00
수정
2003.11.24 00:00:00
문성진 기자
총수 출국금지 및 주요 경영인들 줄소환을 눈앞에 둔 재계가 정작 두려워하는 것은 `비자금정국의 후폭풍`이다.
전경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심정적으론 검찰 수사에 협조해 빨리 끝내고 싶어도 뒤 이어 몰아칠 후폭풍이 두려워 버티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검찰수사의 칼끝이 삼성ㆍLGㆍ현대차 등 경제의 심장부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경제전반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이번 검찰의 비자금수사 파장 및 결과가 기업들의 비자금조성 시인-)시민단체 및 주주들의 줄소송-)기업 정상경영 차질-)해외신인도 하락 등으로 이어질 경우 겨우 회복조짐을 보이는 경제는 또 다시 악순환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안대희 대검중수부장이 지난 주말 “(비자금 사용처 수사를) 정치자금에 국한하지 않고 총수 지분 확대 등 기업경영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자 현재 수사대상으로 거명되는 기업들은 물론 여타 기업들마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잔뜩 긴장한 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인사는 “1차적으로 해당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겠지만, 그 피해는 결국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사태가 그리 순진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같은 조짐은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사자금이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다면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향후 행보를 분명히 했다.
검찰수사의 `후폭풍`에 대한 우려는 미국 월가에서도 전해졌다.
앨런 그린스펀 후임으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 의장 물망에 오르내리는 한국출신 경제분석가인 손성원 웰스파고은행 부행장은 2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정치비자금 수사로 커진 경제의 불확실성이 내년 성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가 신속하게 매듭지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부행장은 “다만 이를 계기로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관행은 바로잡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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