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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화 추락 어디까지…

작년 경상적자 2.5배 늘어 23년 만에 최대<br>올들어 7% 곤두박질… 엔화 다음으로 빨라<br>통화 약세 지속에 신흥국 수출경쟁력 약화


영국 파운드화가 올 들어서만도 이미 7% 평가절하된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23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며 추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가 577억파운드를 나타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203억파운드 적자를 기록했던 2011년보다 2.5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또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3.7%에 달하는 규모로 1989년 이래 상황이 가장 악화된 것이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하워드 아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에 대한 수출둔화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난해 4ㆍ4분기에는 미국 등 비유로권 국가로의 수출도 줄었다"면서 "세계경제 둔화를 감안해도 매우 실망스러운 수치"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번 경상적자의 경우 영국 정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구조를 내수와 금융업에서 수출 중심으로 선회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뼈아프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날 공개된 지난해 4ㆍ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도 전분기 대비 0.3% 마이너스 성장하며 영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영국이 올 1ㆍ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면 트리플딥(삼중 경기침체)에 빠진다.

이에 올 들어서만도 7%나 평가절하된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 4년간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의 4분의1 정도가 증발함에 따라 수출이 호전되고 영국경제에서 제조업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해왔으나 빗나갔다"며 향후 파운드화의 추가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점을 암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새뮤얼 톰스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경상수지 적자는 영국경제를 지속 가능한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라며 "파운드화 추가 하락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2007년 파운드당 2.1075달러에 달하는 등 고평가됐지만 현재는 1.5137달러로 과거의 4분의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해 올 들어서만도 7% 하락했다. 이는 올해 기준으로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들어선 후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엔화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빠른 하락세다.

앞으로 영국 기업들이 외국 제품을 사기 위해 파운드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일 것으로 보여 파운드화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달러는 현재 미국경제 회복세와 더불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파운드화 가치까지 추가로 하락한다면 엔화ㆍ유로화 하락에 이어 전세계 주요 경제권 통화가치의 동반하락이 가속화하며 무역시장에서 신흥국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운드화 가치의 추가 하락은 외환시장을 관리하는 영란은행(BOE)의 행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머빈 킹 BOE 총재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파운드화 가치하락 유도 발언을 뒤집고 "현재 파운드화 가치는 적정 수준을 향해 가고 있으며 추가 하락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파운드화 평가절하에 따른 물가상승을 우려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경상수지가 생각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나 파운드화 가치하락을 용인하는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다음달 4일 열리는 BOE 통화정책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냐에 따라 파운드화 가치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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