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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회담 역제의에… 침묵하는 북한

"주도권 잡을 제안 고심 중" 분석<br>통일부 "이산상봉과 분리 대응"

북한이 우리 정부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9월25일 금강산에서 개최하자고 역제안한 것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분리 대응하려는 우리 측 방침과 달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제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당국자는 21일 "금강산관광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추진은 별도의 사안으로 분리 대응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전날 제안이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면 금강산 회담이 안 된다는 입장이라는 시각이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 성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북한이 금강산 개발에 어느 때보다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회담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금강산관광 재개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치적이 될 원산 특구 개발과 맞물려 있어 북한에 의미가 크다"며 "북한은 어느 정도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8일 금강산 회담을 제안하며 ▦관광객 사건 재발 방지 문제 ▦신변안전 문제 ▦재산 문제 등을 적극 해결하겠다며 전향적 입장을 보인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다만 북한이 우리 측 제안을 수용할 경우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연계하려던 기존 입장을 관철시키기 어려워져 수정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남북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 회담을 추석 전후에 개최하자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하고 있어 9월25일 금강산 회담을 열면 북한 입장에서는 두 사안을 연계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우리 측이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만 성사되고 북측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는 성사되지 못할 경우 북한은 향후 남북관계에서 우리 측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한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삼청동 남북회담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신뢰 형성이 핵심고리"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서 신뢰란 남북 간 신뢰뿐 아니라 국민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모두 포괄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의 잘못된 도발은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는 것 또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구성 요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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