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우리나라 은행의 해외 단기차입은 27억6,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올 들어 은행의 전체 해외 차입금 29억2,200만달러 중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 비율은 94.5%를 기록했다.
상반기 금융회사 단기차입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의 74.5%와 비교해 20%포인트 상승했다.
해외 단기차입 증가의 주된 창구는 외국계 은행이었다.
지난 1ㆍ4분기 말 현재 과거 1년간 늘어난 금융회사 단기차입 143억5,500만달러 가운데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단기차입 증가분은 90억6,800만달러(63.2%)를 차지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단기외채 비중이 1%포인트 커지면 국채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약 0.025%포인트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단기 해외차입은 국제 금융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과 자금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주점으로 지목돼왔다.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달러 부족에 시달릴 때 한국의 외은 지점을 통해 달러를 회수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기도 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강연에서 이 같은 한국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김 총재는 최근 일본은행 강연에서 우리나라와 라틴아메리카 등의 사례를 들며 "단기 해외 차입 비중이 높으면 위기 때 만기 연장을 거절당하고 이러한 자금 유입의 갑작스러운 중단(sudden stops)이나 급반전은 통화 가치의 급락과 실질이자율 상승을 부추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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