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대한항공 '주어 빠진 90자 사과'… 조현아 감싸기엔 '460자'

누구 잘못인지 지적없이 그냥 '지나친 행동'

"조 부사장 행동은 임원으로 당연" 변명만

가디언 등 외신선 '땅콩 분노' 조롱

/사진=서울경제DB

대한항공 ‘주어 빠진 90자 사과’… 오너 감싸기엔 ‘460자’

승무원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직전의 여객기를 돌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대한항공이 지난 8일 밤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잘못했는지 ‘주어’가 빠진데다 조 부사장의 행동을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등 ‘오너 감싸기’로 일관해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어 빠진 ‘90자 사과’= 대한항공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비상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 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다”며 “이로 인해 승객 분들께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의 내용은 달랑 90자로 이뤄진 이게 전부였다.

지나친 행동을 한 것이 조 부사장인지, 아니면 회사 측이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고 주장하는 기장인지, 이도 아니면 이를 방기한 대한항공 회사측의 잘못이라는 건지도 명확하지 않다. 문맥상으로만 본다면 기장 또는 대한항공의 잘못으로 해석될 뿐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조 부사장 행동은 당연’… 오너 감싸기엔 ‘460자’= 사과문의 내용도 지나친 변명으로 일관돼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항공기는 탑승교로부터 10미터도 이동하지 않은 상태”라며 “항공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느꼈을 불안감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또 “대한항공 임원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다”며 조 부사장의 행동을 적극 해명했다.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이유에 대해 “최고 서비스와 안전을 추구해야 할 사무장이 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 메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며 “(이 때문에)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 부사장은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으로서 문제 제기 및 지적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조 부사장은 전혀 잘못한 게 없고 하기 조치도 기장이 했다는 것이다.

고함을 지르며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점과 승객에게 램프 리턴의 이유에 대해 설명이 전혀 없었다는 점 등은 모두 빠졌다.

하지만 항공기가 활주를 시작한 후 조 부사장은 ‘임원’이 아니라 ‘승객’일 뿐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항공보안법 23조에 따르면 기내에서 승객이 고성을 지르거나 기장의 업무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방해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조 부사장이 기장에게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는 해명 역시 명백한 월권이며 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외신선 ‘땅콩 분노’ 조롱=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땅콩 분노(nuts-rage)’라 표현하며 관심을 표현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조 부사장이 비행기 이륙 직전 스낵을 접시에 담아주지 않고 포장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내 준 승무원에게 내리라고 명령했다”며 대한항공 임원이 ‘땅콩 분노’ 사건으로 사법조치에 직면하게 됐다” 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대한항공 임원이 부실한 땅콩 서비스를 받은 후 승무원을 ?아냈다”고 보도했다. 또 한 항공사 관계자를 인용해 “그녀는 단지 한 명의 승객일 뿐이다. 승객이 비행기를 램프에서 돌린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기장이 할 수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