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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인도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기업들과 손잡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기 자본과 기술로 인도에 초대형 제철소를 짓는다는 게 포스코의 마스터플랜이었지만 진출작업이 10년 넘게 지연되면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0년 이상 지연된 인도 오디샤주(州)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를 포스코 단독사업에서 현지 기업과의 합작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을 비롯해 진달(JSW)·세일·우탐 등이 주요 협력 대상 기업이다.
포스코 고위관계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오디샤주 제철소와 관련해 단독설립이 어렵다면 현지 제철소와 합작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해 분석작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포스코가 인도 오디샤주에 120억달러를 투입해 1,2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이 회사의 인도 시장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각축장인 인도는 매년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글로벌 철강기업들이 군침을 흘려왔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오디샤주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제철소 건립사업을 추진해왔으나 환경이 훼손된다는 현지 주민들의 반발에 더해 "제철소는 지어도 광업권 허가는 내줄 수 없다"는 주정부의 변덕 때문에 10년간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다.
제철소를 짓더라도 철광석·석탄 등 원료광업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반쪽자리 사업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제철업계의 설명이다.
권 회장은 지난 1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이 사업에 관한 협조를 구했고 모디 총리는 "프로젝트가 지연돼 유감"이라며 "인도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진척은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계속 지연되며 인도 진출의 호기를 놓칠 것으로 우려한 권 회장은 현지 기업과 손을 잡더라도 사업 시작시기를 단축하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실무진에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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