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지난해 4·4분기 GDP 성장률이 2.6%에 그치면서 2014년 연간 성장률이 2.4%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5.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전 분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된 셈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3.0%)보다도 0.4%포인트 밑도는 수치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가계소비가 저유가에 힘입어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가계소비 증가율은 2006년 1·4분기 이래 가장 높은 4.3%를 기록했다. 통신은 지난 6월 이후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43% 급락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났다며 저유가가 경기에 순풍으로 작용하면서 성장률 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99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가계 소비가 9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늘어난 와중에도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기업 투자가 둔화하고 무역적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BNP파리바의 브릭클린 드와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지갑 사정에 상당히 만족한 상황"이라며 "관건은 경제에서 중요한 것이 기업 부문이냐 가계 부문이냐인데, 궁극적으로는 가계 부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미국 경기가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앞서 지난 28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경제가 견고한(solid)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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