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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환매 여파로 자산운용업계가 침체를 거듭하고 가운데 외국계 운용사들이 임기가 남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이치자산운용은 4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용일ㆍ황태웅 공동대표 체제에서 황태웅 대표 단독체제로 변경했다. 도이치자산운용은 독일 도이치뱅크의 4개 사업부문 중 하나인 에셋&웰스 매니지먼트 부문이 지분 100%를 소유한 완전 자회사로 자산운용 규모는 약 3조원이다.
도이치자산운용 관계자는 “신 대표의 임기가 3개월정도 남아있었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는 도이치자산운용의 실적 부진이 신 대표의 사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치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ㆍ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최근 도이치그룹이 전 세계 자산운용부문을 대상으로 부서 통합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신 대표의 사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한 코스모자산운용의 설한 대표도 실적 부진을 이유로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달 중도 하차했다. 이에 코스모자산운용은 주주총회를 열어 브라이언 모리쿠니를 신임 대표로 뽑았다. 코스모자산운용의 최대 주주는 일본 스프락스 그룹(70.1%)이다.
지난 2005년부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의 수장직을 맡아왔던 이원일 대표도 지난 달 자리에서 물러났다. 회사측은 “이 대표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임했다”며 “안타깝지만 지난 13년간 회사를 잘 이끌어온 이 대표를 생각해 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운용은 경광현 COO(전무) 대표이사 대행 체제로 들어갔다.
외국계 운용사를 중심으로 CEO교체 바람이 불면서 국내 운용사로 번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국내 운용사 CEO중 임기 연장에 성공한 대표는 현재 한국밸류운용의 박래신 대표가 유일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펀드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대표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운용사가 속속 생겨날 것”이라며 “특히 새 정부 출범으로 지주회사 계열 운용사의 수장도 예상외로 많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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