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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당장 M&A 힘들지만 비은행 매물 나오면 인수할 것"

■ 취임 2주년 한동우 신한금융회장<br>비은행 수익비중 40% 맞추고 동남아 공략 강화<br>PWM등 활성화 통해 저금리 따른 수익 한계 극복<br>직원들과 스킨십 늘려 인생 조언 들려주고 싶어



정치적 격변기를 맞아 상당수 금융지주가 수장교체 문제로 어수선하다. 권력의 향배에 따라 경영권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겪는 부끄러운 한국 금융의 현주소다. 한마디로 금융과 정치권력 간 유착에 따른 비용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흔들림 없이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있는 곳이 신한금융이다.

그 중심에는 2011년 3월 이른바 '신한 사태'로 불리는 그룹 최대 위기를 맞아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동우(65ㆍ사진) 신한금융 회장이 있다. 탈정치성과 소통ㆍ화합에 강점을 둔 그의 리더십은 조직의 내홍을 빠르게 수습하고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그 결과 신한금융은 한 회장 취임 첫해인 2011년 3조1,000억원의 순이익으로 국내 금융그룹 중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3조원을 넘겼고 지난해도 유일하게 2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군계일학'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안팎으로 한동우호(號)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일까. 20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진 한 회장의 모습에서도 여유가 묻어났다. 먼저 금융계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지배구조와 관련해 질문을 던지자 조심스럽게 견해를 피력했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처럼 내부 사람이 수장이 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내부 출신 인사는 조직을 가장 잘 알고 애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한은 외환위기 때도 적자를 내지 않았고 공적 자금도 받은 적이 없었다"고 강조한 부분에서는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민간에 자율 경영을 보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신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 회장은 서울경제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해 시장에 파문을 몰고온 미국계 주총 안건 분석기관 ISS 보고서 사태와 관련해 "외국인 지분이 60%가 넘는 상황에서 그들에 대해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현실론을 폈다. 그런 줄기에서 배당은 항상 고민스러운 이슈다. 그는 "외국인 주주들은 대부분 배당률에 제일 관심이 높은데 국내 금융회사들은 자본을 충실히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 그들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증자를 하려 해도 외국인 주주가 응해줘야 가능한 만큼 은행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해 주주들의 입장을 맞춰주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인수합병(M&A)시장이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단됐던 우리금융의 민영화 논의가 새 정권 출범과 함께 다시 점화되고 우여곡절 끝에 KB금융의 품에 안기지 못한 ING생명 한국 법인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자신의 의사와 별개로 M&A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한 회장 취임 이후 가장 탄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에 따른 부담도 이제는 다 털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한 회장은 "M&A시장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데 현재 차입금 규모가 2년 전에 비해 1조원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7조원이나 된다"며 "자본금 요건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M&A에 적극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ING생명의 경우 보험사의 이익전망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밸류에이션이 한창 잘나갈 때 설정된 것이라 인수가격이 높다고 본다"며 "조직문화도 우리와 많이 달라 큰 관심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비은행 부문의 취약성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이 전체의 38%를 기록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서는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은행의 충자산순이익률(ROA)이 1%도 안되는 상황이라 잠시도 안이하게 생각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 회장도 항상 염두에 두는 문제다. 특히 지난해는 선박금융 경기가 악화돼 캐피털 수익이 안 좋았고 증권도 수수료 수익이 줄어 힘들었다는 게 한 회장의 설명이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한때 50%까지 갔는데 (38%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40%는 되도록 할 것"이라며 "비은행 쪽으로 좋은 매물이 있으면 확장할 생각은 항상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된 영업을 유독 강조했다. 저성장 저금리 체제가 기조적으로 정착되면서 예대마진에 기반한 수익모델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독자적으로 운영해오던 자산관리(WM) 사업을 업계 최초로 통합한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브랜드는 이런 달라진 사업환경에 맞춰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꼽힌다.

성장잠재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 사업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신한금융은 2015년까지 순익의 10%를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창출한다는 비전을 세운 상태다. 그는 "미국 등 선진국시장보다는 우리 역량이 충분히 통하는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미얀마 등 동남아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국내 대기업의 해외 사업 비중이 전체의 5~10%에 불과하지만 점점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내 은행의 글로벌화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이니셔티브를 확실히 쥐고 있다. 한 회장이 일찌감치 '따듯한 금융'을 표방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경영관리 시스템에 반영하는 등 이 분야에서 업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특히 "따듯한 금융이라고 하면 어려운 이웃에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만을 생각하는데 이보다 먼저 영업활동에서 생각해 볼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가령 고객들에게 가장 알맞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단지 은행 입장에서 수익 내기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기존 고객들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생기면 금리를 낮춰주는 식으로 회생을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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