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수사방향] 崔회장 배임혐의 무게 일주일내 마무리 전망

SK그룹 편법상속과 부당내부거래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검찰 분위기로는 최태원 SK㈜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이르면 주말이나 내주초 검찰에 소환돼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검찰 수사가 삼성, LG, 현대차 등 주요 재벌 그룹들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수사 시기에 대한 결정 만을 남겨두고 있는 분위기다.

◇최 회장 부당 내부거래에 초점=검찰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해 4월 순자산의 25% 이내로 제한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부활되자 지주회사였던 SK C&C를 통해 주력사인 SK㈜를 지배하고 있던 상황에서 자칫하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었다”고 설명했다.

SK측은 지난해 3월말 SK 글로벌과 SK C&C 등을 통해 최태원 SK㈜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워커힐호텔 주식 385만주를 적정 주가보다 2배 가량 비싼 가격인 주당 4만495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워커힐 주식을 비싼 값에 팔아 마련한 종자돈으로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SK㈜ 주식을 매입하는 등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1대 주주로 올라섰다.

SK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세법에 규정된 대로 워커힐호텔 주식의 주당 수익가치와 자산가치중 높은 것을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SK측이 최 회장의 지배권 확보를 위해 가치가 떨어지는 워커힐 주식과 알토란 같은 SK C&C의 SK㈜ 주식을 맞바꾼 것은 SK C&C에 손해를 입힌 것으로 이는 최 회장에게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부동산을 제값주고 샀더라도 필요없는 부동산일 경우 배임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례도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최 회장이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SK C&C가 SK텔레콤 등과 전산 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뒤 과다한 용역비를 지불한 부분에 대해서도 혐의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최 회장 등 경영진이 지난 99년 경영위기에 빠진 SK증권을 돕기 위해 SK글로벌의 현지법인을 통해 일정금액을 보장해 주기로 한 이면계약으로 SK글로벌과 소액주주들에 1,000억원 가까운 손해를 끼친 혐의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를 적용하면서도 최 회장이 300억여원의 사재출연을 들어 정상참작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정기인사 이전에 마무리할 듯=SK수사는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초 최 회장 등 최고경영진에 대한 소환을 계기로 오는 27일 평검사 정기인사 전에 수사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1주일 이내에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등 다른 재벌들에 대한 수사와 관련, 검찰은 일단 공식적으로는 “다른 재벌 수사는 없다”고 밝히면서도 “SK를 끝나고 보자”는 식으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검찰이 주요 재벌들의 편법 상속ㆍ증여 의혹에 대해 스크린을 한 상태여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고강도 사정바람과 함께 다른 재벌들에 대한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광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