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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착 정국 장기화 가능성
입력2006-11-27 16:55:30
수정
2006.11.27 16:55:30
한나라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거부<br>강재섭 "전효숙등 임명 철회하면 문제 해결"<br>여내서도 "靑, 야 반대뻔한 카드 내밀어" 비판
한나라당이 27일 청와대의 여ㆍ야ㆍ정 정치협상회의 제안을 공식 거부하면서 교착 정국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여권은 또다시 ‘전효숙 딜레마’에 빠지게 됐고 특히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관계도 껄끄러워지고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대통령만 결심하면 모든 문제가 풀리는데 꼭 만나서 협의할 필요가 없다”며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ㆍ정연주 KBS 사장ㆍ이재정 통일장관 후보 등의 임명을 철회하면 국회의 여야 교착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건부 수용이냐는 질문에도 “(조건이 받아들여져도) 만나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청와대가 ‘전효숙 임명 철회’ 대신 다른 쟁점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엔 ‘전효숙 카드’는 정치적으로나 여론을 감안할 때 이미 물 건너간 ‘죽은 카드’ 아니냐는 한나라당의 자신감이 깔려있다.
한나라당이 공식적으로 정치협상회의의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오전 이병완 비서실장이 강 대표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재고’ 를 요청했다. 한나라당은 더구나 정치협상회의 제안이 일종의 정치적 돌파구가 아니냐는 경계심 또한 나타내고 있다. 결국 한자릿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악의 여권 지지율을 고려할 때 청와대의 ‘책임회피’ 전략에 말려들 필요가 없으며 여권을 압박해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국정이 파탄 난 마당에 (청와대가) 주고 받을 것이 뭐가 있느냐. 청와대의 정치적 꼼수”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원내에서도 여야 대치의 교착정국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은 당장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전효숙 인준안 상정을 재차 시도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재차 물리력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국회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가 또 다시 파행하게 되면 여당입장에서는 당장 내년 예산안과 사법개혁법ㆍ국방개혁 법안 등 주요 입법 처리에 차질을 빚게 돼 그야말로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내 ‘전효숙 딜레마’에 빠져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국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여권 내에서도 당ㆍ청 관계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청와대가 당연히 한나라당이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카드를 내밀어 여야 관계만 경색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근태 의장은 대놓고 청와대에 불만을 표출했다. 김 의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앞으로 당은 정부가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당정 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여ㆍ야ㆍ정 정치협의회의 제안을 비롯,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출자총액제한제 등 주요 현안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데 대한 불만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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