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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5월 13일] 강남권 보금자리의 명암

"부동산 시장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축소판입니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 사전예약에 대한 한 부동산 전문가의 평가다. 특히 하루하루 진행되는 청약 일정을 통해 나타나는 결과는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이 갖는 위상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굳이 구체적인 청약경쟁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두차례 보금자리주택지구 사전예약의 관심은 온통 '강남권'이었다. 우면ㆍ세곡1지구(1차), 내곡ㆍ세곡2지구(2차) 등 강남권 보금자리주택들은 이명박 정부 부동산정책의 핵심인 '보금자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흥행 카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흥행 성공에는 입지와 함께 가격도 한몫했다. 3.3㎡당 1,000만~1,100만원 선으로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할 파격적인 분양가는 수많은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최대 10년에 이르는 전매금지조차 파격적인 가격 메리트에 가리워질 정도다. 강북권은 물론이고 웬만한 서울 근교에서 같은 면적의 아파트를 사기조차 힘든 값에 강남권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것 역시 소득이다. 하지만 강남 입성을 기대할 수 있는 서민은 말 그대로 극소수다. 대다수 무주택자, 그리고 수도권 외곽에 변변치 못한 집 한채 가졌다는 죄밖에 없는 1주택자들에게 강남권 보금자리는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일 뿐이다. 오히려 지난 참여정부 5년간 그렇게 무너뜨리려 했던 강남의 위상은 여전히 흔들림 없이 굳건하다는 것을 보금자리주택마저 재확인한 셈이다. 딜레마는 더 이상 보금자리주택에 '강남'은 없다는 것이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과 관련해 서울시의 한 고위당국자는 '더 이상 강남권에서는 내놓을 곳이 없다'고 말한다. 수요는 넘쳐나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라는 부동산 상품의 특성, 부증성(不增性)의 문제에 맞닥뜨린 셈이다. 이 때문에 보금자리주택의 진짜 성패는 강남권이라는 '스타'가 빠진 3차지구부터라는 말도 나온다. 정부도 이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위축된 민간공급의 틈을 메우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물량의 보금자리주택을 쏟아낼 경우 오히려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지나친 공급은 한계효용을 떨어뜨린다. 보금자리주택의 수급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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