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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500대 기업에 대한민국은 고작 3개

대한민국 기업들의 시장가치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한국 업체는 삼성전자와 현대차·SK하이닉스 등 3개사에 불과했다고 15일 발표했다. 6곳이던 1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현대모비스·포스코·한국전력이 500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조차 순위가 전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우리 업체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 크다. 뒷걸음치는 한국 기업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인도 업체는 약진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증시에 입성한 알리바바를 비롯해 46곳이 포함됐다. 지난해의 22개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인도 기업도 6곳이나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미국과 일본 역시 제조업 부활 덕분에 기업가치가 상승 추세라고 한다. 세계 시장에서 겨뤄야 하는 주요 경쟁상대는 뛰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은 제자리걸음은 고사하고 후퇴하는 실정이다. 기업가치가 떨어지니 신용등급이 온전할 리 있겠는가. 올 1·4분기에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국내 기업들이 16곳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곳에 비해 3배나 급증했다. 통상 신용등급 하락은 비용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기업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더 큰 문제는 내수에다 수출까지 흔들리고 있어 우리 기업의 실적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마저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판이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가 알카텔루슨트를 인수해 통신장비 업체로의 변신을 꾀하는 등 글로벌 산업현장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한순간 뒤처지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어느 때보다 기업들의 도약 의지가 요구되는 때다. 정부도 혁신 노력을 북돋우고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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