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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의 역할

행복은 남의 불행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이라는 말이 있다. 타인의 불행에 동정은 보내지 못할망정 거기에 비추어 자신의 행복지수를 점검하다니…. 인간 심성의 약점을 꼬집은 독설이라 하겠다.정부의 개혁작업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를 주눅들게 하고 경색시키던 기존의 권위·권익들이 포기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것을 보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행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련하다는 청량감 정도는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정부의 개혁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단호한 데 안도하며 이제야 국가 사회가 제자리를 잡는다는 기대감을 가져보는 국민들도 많은 듯하다. 그런데 요즘들어 개혁이란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개혁의 대상이 된 개인이나 집단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개혁은 새로운 질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그런 만큼 어느 정도의 역풍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더 미룰 수 없는 국민의 요구로 확인되고 최선의 방안이라는 공감을 얻고 있는 개혁안마저 조직적인 집단의 반발에 막혀 주춤거리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반발은 대부분 매우 비논리적이다. 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하필 자신이 당사자라는 게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개혁의 발목을 잡는 이같은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사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개혁이 개혁주체와 그 반대자들의 목소리만 존재할 뿐 국민들은 구경꾼으로 머물고 있는 것도 문제다. 개혁 성패의 최종 판가름은 우리 후세대의 몫이다. 그들로 하여금 피해자가 아니라 수혜자로서 선대의 개혁작업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최소한 개혁감시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가시적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손대지 않음만도 못한 졸속개혁을 감행하고 있는 곳은 없는지, 단지 반발이 거세고 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초지일관해야 할 개혁주체가 줏대를 잃고 타협안을 마련하지는 않는지, 우리가 좀더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는 파수꾼이 돼야 한다. 이 시대의 개혁이 국난을 극복하고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 유일한 대안이라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개혁의 다른 이름은 내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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