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연구정책을 앞으로도 더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22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송병준(사진) 산업연구원 원장은 지난 1년간의 시간을 '자유로운 조직시스템 구축'으로 압축했다. 또 일본 대지진으로 현안으로 떠오른 부품소재 국산화에 대해 송 원장은 '특화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연구조직에 보텀업(bottom-up)이 정착돼야 창의적인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연구원들이 스스럼없이 원장실을 찾아 여러 사안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연구원에서 오랫동안 몸담아오다 원장직에 오른 탓에 누구보다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그는 취임 이후 곧바로 자율과 현장중심의 연구, 동료와 상하 간의 격의 없는 토론문화 확산을 가장 큰 과제로 삼고 추진해오고 있다. 결재단계도 대폭 줄이고 권한도 원장 외의 간부들에게 상당 부분 내줬다. 송 원장은 "연구원이란 특성상 첫째도, 둘째도 인력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능력 있는 젊은 인력들을 확보해 이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산업연구원은 국내외 산업흐름을 읽어내고 국내 기업과 정부가 대처해나갈 방향을 제시해준다. 따라서 최근 송 원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외적으로는 일본 대지진일 수밖에 없다. 그는 "지금 당장의 충격보다는 이후 장기적으로 일본의 구조적인 변화를 봐야 한다"며 "길게 보면 그동안 내부적으로 욕구가 많았던 산업 구조조정의 가속화와 경제계의 단합, 정부의 리더십 회복 등 전화위복으로 삼을 만한 요인도 많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일본 지진 이후 국내 기업들의 부품소재 국산화에 대한 요구가 많지만 현실적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독점력 등을 감안할 때 일부 특수소재 분야까지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분간 일본에 의존하는 것도 불가피하지만 반드시 특화전략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우리 산업의 주요 복병으로 떠오른 만큼 산업연구원의 발 빠른 대응도 나오고 있다. 송 원장은 "원자재 값 상승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방면에서 심도 있게 분석한 보고서를 준비 중으로 이달 말에는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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