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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리먼사태 때처럼 달러 부족 재연 없을것"

은행 외환 사정 정말 괜찮나<br>유럽 위기등 대비 신규차입 늘려<br>"美 등서 차입 더 확대 적정규모 유지"<br>당국도 유동성 높은 자산 확충 유도



# 2008년 9월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 직후 국내 은행 외환담당자들은 잠을 설쳤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달러를 그토록 아껴 썼고 외환보유액이 2,500억달러 가까이 됐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던 탓이다. 실제로 시장이 경색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미국과 통화스와프 등을 체결한 뒤에야 불을 껐다. # 2011년 7월14일.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디폴트 수준으로 강등했다. 이탈리아마저 재정위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그리스 등 몇 나라의 문제로 봤지만 지금은 재정위기가 확산될 개연성이 있다"고 했고 뒤이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5일 "외환 부문 관리에 있어 각별하게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할 때"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국내 은행들의 외환건전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은행들 "달러 충분히 확보…지금은 괜찮아"=은행 자금담당자들은 한결같이 "리먼 때처럼 달러가 부족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한은행 자금담당자는 "충분히 달러를 확보했고 대응 플랜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6월 외화차입이 늘어난 데 대해 "유럽 등의 상황에 대비해 일부 은행들이 차입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6월 국내 은행의 중장기차입 차환율(만기연장 비율)은 110.4%로 전달보다 58%포인트, 단기차입 차환율은 107.4%로 12.5%포인트 올랐다. 차환율이 100%을 넘어서면 만기 차입금보다 신규 차입이 더 많음을 뜻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유럽위기 확산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신규 차입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차입 사정도 나쁘지는 않다. 우리의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리먼사태 직후인 2008년 10월27일 674.88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100bp를 소폭 웃돈다.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도 100.3%에 이른다. 85% 이상이면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상식량 확보…"외화차입은 더 늘릴 것"=은행들은 유동성은 괜찮지만 외화차입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 자금담당자는 "유럽계 은행으로부터의 조달금리가 조금 올랐다"며 "유럽계 차입을 줄이고 미국 등에서 차입을 늘려 (외화자산의) 적정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은행 자금팀장도 "학습효과가 있는 만큼 앞으로 차입을 더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도 대비에 나섰다. 국내 외국자본 중 유럽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데 유럽 위기가 확산되면 이들 자금이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한 외화 현금흐름을 분석하는 한편 중장기 차입 확대와 유동성이 높은 외화자산을 확충하도록 유도하는 등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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