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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미셸 위와 기업가 정신

‘천재 골프소녀’ 미셸 위가 US오픈 본선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경기를 한다고 해서 지난 5일(현지시간) 아침 일찍 차를 몰고 뉴저지주 서밋의 커누브룩골프장을 찾았다. 금녀(禁女)의 벽인 US오픈에 진출하느냐 못하느냐 여부를 떠나 그녀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취재하기에 결코 아깝지 않은 수고였다. 뉴저지는 물론 뉴욕과 코네티컷ㆍ펜실베이니아 등 멀리 미국 동부 지역에서 몰려 든 갤러리들로 골프장은 북새통을 이뤘고 경찰관들이 교통정리를 하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남자 출전선수가 152명에 달했지만 갤러리들은 미셸 위의 샷만 따라다니며 연방 탄성을 토해냈고 ESPNㆍ골프채널 등 미국 방송은 물론 일본 방송사들도 미셸 위의 몸짓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연신 돌려댔다. 외로이 캐디와 얘기를 나누며 경기를 펼치고 있는 다른 선수들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1,000만달러의 소녀’라는 애칭을 달고 다닐 정도로 ‘스포츠 거부’로 등장한 그녀는 과연 ‘걸어 다니는 기업’이었다. 시원한 드라이버 샷은 ‘메이드 바이 미셸 위’제품이었고, 수천명의 갤러리들은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였고, 퍼팅을 끝내고 그녀가 지어 보이는 엷은 미소는 미셸 위의 로고였다. ‘미셸 위 브랜드’는 이제 나이키와 동격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됐다. 스포츠 선수로서가 아니라 기업가로서 미셸 위가 성공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날 경기를 마치고 미셸 위 아버지 위병욱씨가 기자에게 귀띔했다. “경기를 자세히 보시면 퍼팅 때 미셸 위가 캐디와 거의 얘기를 안 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녀가 혼자서 퍼팅라인을 읽을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캐디 도움을 안 받고 있어요. 처음에는 힘들지만 홀로서는 법을 배워야죠.”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 그녀와의 인터뷰에서 힌트가 나왔다. “제가 남자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굳이 US오픈에 나가려고 애쓰는 것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싶기 때문이죠. 제가 첫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죠.” 미셸 위의 경영철학에서 한국 기업들이 배울 점은 없을까. 중소기업들은 정부자금과 재정지원을 외치기보다는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캐디 도움을 떨쳐버리고 홀로 서려는 미셸 위의 정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대기업들도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2ㆍ3위가 아니라 1위로 올라서고 있다. 더 이상 정복할 것이 없다고 안주하기보다는 신천지(블루오션)를 찾아나서야 할 때다. 월가의 한국 데스크들도 자동차ㆍ반도체ㆍ철강ㆍ조선 등의 분야에서 일류로 도약한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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