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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은 세우고 드라이버는 눕히고(?)’ 아이언의 로프트가 종래의 표준 각도보다 서 있다면 드라이버 로프트는 표시된 각도보다 눕혀지는 추세다. 메이커들이 거리를 내는 클럽인 드라이버의 로프트 각도를 더 높인다는 말이 언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는 실측을 해보면 거의 모든 브랜드의 드라이버 로프트 각도는 헤드에 표시된 수치보다 0.5도에서 많게는 2도 이상 더 높다는 이야기다. 실제 각도보다 낮춰 표시한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예를 들어 10.5도 짜리의 경우 측정기구로 재보면 제품에 따라 11도에서 13도까지 나온다. 왜 이런 것일까. 우선 메이커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0도 표시 제품의 로프트를 약간 높여 만들면 볼의 발사각도가 높아져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비거리가 늘어난다. 탄도가 높아지면 방향의 좌우 편차는 줄어든다. 성능이 우수한 제품이라는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바로 골퍼들의 자존심에 있다. 골퍼들의 유별난 ‘거리 자존심’에 맞추다 보니 12도를 12도로, 13도를 13도로 표시하지 못하고 10.5도라고 찍는 것. 사실 남자 골퍼들 가운데 “당신은 13도나 15도가 적합하다”는 말을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은 거의 없다. 자랑스럽게 7도나 8도를 쓰는 사람도 실제로는 9도 짜리를 휘두르고 있을지 모른다. 관련업계는 드라이버의 무게배치와 샤프트 기술의 발달로 점차 볼을 띄우기가 쉬워지면서 표시 각도와 실제 각도가 일치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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