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슈퍼 파워'가 '기부'와 '봉사'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스위크 최신호(7월3일자)는 진정한 '팍스 아메리카'의 원천은 연간 4,782억달러를 집어삼키는 미국의 군사력도, 4만2,1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아니라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미국을 '가장 강력한 국가'로 만든 것은 자신이 평생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을 아무런 조건없이 자선사업에 선뜻 내놓고 남은 인생을 남을 위해 헌신하는 '기부와 봉사정신'이라고 평가했다. ◇기부는 '가진 자의 의무'= 인텔의 창업자 고든 무어(77)는 부인인 배티 무어와 함께 설립한 '고든앤배티무어재단'을 통해 2001~2005년 70억4,600만달러를 기부, '최고 기부자'로 기록돼 있다. 이는 빌 게이츠 부부의 54억5,8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무어는 이를 통해 환경보호와 과학연구 사업 지원에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갑부 39위에 올라선 백만장자 엘리 브로드(72)는 20세에 2만5,000달러로 사업을 시작, 재산을 55억달러까지 모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갑부다. 황혼기에 들어선 그가 찾은 곳은 자선활동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유전자 연구센터인 '브로드 연구소'에 1억달러를 기부하는 등 지금까지 교육ㆍ의료지원을 위해 20억달러를 내놓았다. 인터넷경매를 창시하고 이베이를 설립한 피에르 오미디아르(39)는 아직 40세도 안된 젊은 나이지만 자선활동에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2004년 그의 아내와 함께 자선벤처펀드인 '오미디아르 네트워크'를 창설한 그는 자신의 재산 100억달러를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교육ㆍ의료 지원 등 활발한 자선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벤처사업가 지원에도 나섰다. 이외에도 CNN 창업자인 테드 터너,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폴 뉴먼 등도 부의 사회적 공헌의무에 앞장서고 있다. ◇각계 각층에서 봉사 봇물= 기부만이 자선의 전부는 아니다.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남을 위해 하는 헌신하는 것이야 말로 기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일 수 있다. 베니타 싱과 루스 데골리아는 25세의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과테말라 아동들을 위해 학교 졸업도 미룬 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을 찾아 다니며 모금을 하기 보다는 직접 수공예 장식품ㆍ목걸이ㆍ머그컵 등을 팔아 올해 과테말라 어린이들의 학비 지원으로 60만달러를 사용하는 등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뉴스위크가 이들을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15인'의 가장 첫번째 인물로 꼽았다. 미국의 맥아더재단으로부터 '천재'상을 수상한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애런 드워킨(35)도 지난 96년 음악단체인 '스핑스'를 조직, 매년 흑인과 라틴계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알리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프리카 자선단체 지원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미국내 가장 영향력 있는 목사인 릭 워런, 조류독감 전문가 낸시 콕스, CNN 아메리칸 모닝 앵커인 솔리댓 오브라이언 등도 나 보다 남을 위한 활동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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