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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실물경기 살릴 카드 꺼낼까" 이달말 '잭슨홀'에 촉각
입력2011-08-10 17:56:31
수정
2011.08.10 17:56:31
[버냉키 "2년간 제로금지 유지"] <BR>제로금리만으로 정책효과 한계… 장기채권 늘려 금리 안정 모색 <BR>초과지준금 이자인하 가능성속 3차양적완화 단행 기대도 커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013년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나름의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정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으로 과거 비밀주의로 철저히 무장했던 FRB의 통화정책이 한층 투명해졌다는 평을 낳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반대에서 드러났듯이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한을 명시적으로 못박은 것은 향후 중앙은행 정책의 운신폭을 제한하는 자승자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말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FRB의 연례 심포지엄에 쏠리게 됐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 프로그램(2차 양적완화ㆍQE2) 구상을 밝혔던 지난해 심포지엄처럼 올해도 새로운 통화정책을 시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5년간 제로금리…일본 닮아가나=FRB는 이처럼 통화정책을 분명히 함으로써 가계나 기업의 대출을 부추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즉 앞으로 2년 동안은 금리가 오를 염려가 없으니 대출을 받아서 기업은 투자하고 가계는 마음 놓고 집을 사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또 이번 정책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시중의 금리상승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 말이다. 이미 2년여가 흘렀지만 실물경기 부양효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더구나 이미 시장은 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러야 2012년 말에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제로금리를 지속하면서도 경기를 살려내지 못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FRB가 인플레이션이 적정 수준으로 관리될 경우에 한해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통화정책에 시한을 정함에 따라 상황이 바뀌었을 때 탄력적인 대응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추가 대책 어떤 게 있나=이날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성명에서는 "내부적으로 경기부양을 위해 가능한 정책수단들의 범위를 논의했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아직 실탄이 남아 있으며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뉴욕 주식시장이 패닉을 보인 데는 더블딥이 우려될 정도로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됨에도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을 쓸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FRB의 발표는 시장의 불안을 덜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FRB는 정책수단에 대해 "기존에 보유한 증권의 만기도래분을 재투자하기로 한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국채 매입규모와 속도를 점검하며 보유분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단기채권을 장기채권으로 교체, 만기를 연장함으로써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는 수단 등을 동원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시장에서는 초과지급준비금에 대한 지급이자 인하 등의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7월 기준으로 연방은행에 쌓여 있는 초과지준은 1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연방은행은 이에 대해 현재 0.25%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반면 콜금리는 0.06%여서 금리차를 노린 은행들이 대출보다는 연방은행에 예치해놓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달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전 FRB 부의장)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며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초과지준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는 대신 예치수수료를 물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관심이 큰 QE3와 관련,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FOMC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프라이머리 딜러인 20개 금융기관 중 19곳(모건스탠리 제외)은 미 정부가 앞으로 6개월 안에 QE3에 나설 가능성을 평균 37.5%로 내다봤다. 이는 5일 실시된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한상훈 노무라아메리카연구소 부사장은 "소비나 투자가 살아나 경기를 떠받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돈을 집어넣을 수밖에 없다"며 "QE3는 시기의 문제일 뿐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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