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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의 필요성
입력2003-07-07 00:00:00
수정
2003.07.07 00:00:00
21세기는 분명 변화의 세기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야 할 인류 문화사적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에 대한 창조적 비전과 구체화 된 삶의 목표를 세울 수 없는 인간은 앞으로 도태될 것이다. 이제는 단순한 지식보다는 창조적 사고로 사회현상에 올바르게 대처해야만 한다.
21세기형 인간교육을 위한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paradigm)은 개성이 존중되는 인성교육이며 또 하나는 국제경쟁력을 위한 절대조건인 창의성 교육이다. 창의성 교육은 독서강국을 만들지 않고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개성이 존중되는 인성교육은 반드시 행복한 독서교육 없이는 이뤄낼 수 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독서현실을 돌아볼 때 과연 어떠한가? 문맹률 전세계 최하위, 학부모 교육열 전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으나 불행하게도 독서율은 OECD 가맹국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문광부가 조사한 국민독서실태를 보면 한 학기 독서량이 초등학생 20.5권, 중학생 7.6권, 고등학생 6.7권이었다. 그런데 4년 전인 1999년 조사 때에는 초등학생 23.3권, 중학생 9.6권, 고등학생 7.1권이었다. 경제 여건이 좋아 책은 그 양이 엄청나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독서량은 4년 전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초등 5, 6학년의 한 학기 독서량은 19권으로 초등학생 평균치를 밑돌았다. 이는 고학년으로 갈수록 점차 책을 멀리한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그 원인으로는 학교공부나 학원(24.2%), 컴퓨터나 게임(15%)등을 꼽았다. 그러나 자세히 조사해 본 결과 그 이유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안 되었다`(24.5%)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한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자녀교육을 위해 사교육비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나라도 없는데 책읽기가 싫고 습관이 안 되었다는 이야기는 오직 입시위주의 교육 때문에 교과서나 참고서 외에 폭넓은 독서를 할 겨를이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 중 3분의 1이 유태계 민족이다. 그들은 어려서 부터 가정에서 이야기를 통한 독서 체험을 많이 쌓아주었다. 유태인들만의 이야기를 통한 독서교육은 탈무드를 통하여 지혜를 깨우쳐 주었고, 성경 시편을 통하여 고도의 비유와 상징을, 성경 잠언을 통하여 고도의 논리성을 키워준다고 한다. 이는 독서의 본질인 고도의 정신작용을 어려서 부터 키워준 것이라고 하겠다. 어려서 부터 책을 가까이 하고 즐겁게 독서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적극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었던 유태인들의 지혜는 매우 놀랍다.
독서의 흥미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무릎에서 생겨난다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듣는 즐거움을 통해 책을 바로 이해하게 되고 듣기를 통해 자유롭게 책의 내용을 상상한다.
더욱이 부모가 자분자분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한 자락, 감정을 넣어 책을 읽어 아이들의 가슴속에 이미지를 불어넣는 일은 아이들을 행복에 젖게 한다. 그리고 독서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저절로 무엇인가를 배운다. 즉 살아가면서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을 스스로 깨달아 가는 것이다.
“책 속에 또는 저 글자 속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어있구나. 귀로 들어보니까 아주 재미있어”하는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갈 때 그리고 그 경험이 문자로 확인하는 순간 뿌듯한 희열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한 환경이 조성될 때에 아이들은 반드시 책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렇듯 아이들한테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 더욱 소중한 것은 요즘의 아이들을 둘러싼 문화환경이 너무 나빠졌기 때문이고, 더더욱 시급한 것은 우리의 미래가 아이들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바쁜 일상의 시간을 쪼개고 많은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홀로 노력하여야만 달콤한 열매를 거둘 수 있다. 미국의 TIME 지에서 `독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 하고 있다.
이제 우리 부모들은 HOW의 개념에서 벗어나서 Why의 개념으로 폭 넓게 독서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이 훌륭한 독서가가 돼야 한다. 서양 속담에 `지도자는 독서가다` (readers are readers)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더 늦기 전에 책과 아이를 이어줄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 지금은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이다.
<박진규(㈜아이북랜드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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