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인수 경쟁 혼전 양상 론스타, 하나금융·농협등에 지분 13.6% 분산 매각여전한 '0' 순위 국민銀에 하나금융·농협 인수의지 공표최종 매각가격 인하 예상속 희망자 늘 땐 급등할 수도 최원정 기자 abc@sed.co.kr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외환은행 인수가 론스타의 지분 분산매각으로 혼전 양상을 보일 조짐이다. 그동안 간접적으로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던 하나금융지주와 농협 등 국내 금융기관들이 소규모이지만 외환은행의 지분매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면서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시장에 확실히 공표하게 됐다. 여기에 론스타의 지분율이 51.02%로 떨어지면서 외환은행 인수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인수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인수전이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 ◇인수후보기관 지분매입 경쟁=론스타는 지난 21일 기관투자가들에게 외환은행 지분 11.3%를 분산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예상보다 수요가 많아 당초 예상보다 많은 13.6%의 지분을 매각했다. 매각단가도 론스타가 제시한 최저가격보다 높은 주당 1만3,600원으로 총 1조1,927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번 지분매입에는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해왔던 하나금융지주와 농협이 참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은 330만주(0.51%)를 450억원에 인수했으며 하나금융지주 역시 330만주를 비슷한 가격대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투자 차원일 뿐 외환은행 인수 계획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의 메이저 플레이어라는 것을 확실히 공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 역시 "애초에 9,000만주 가까운 물량을 희망매입수량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포석 다지기 작업으로 이번 지분매입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지분 5% 이상은 보유해야 주주로서의 권한을 온전히 행사하며 회사 내부사정을 꿰뚫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0.5% 내외의 지분을 인수한 하나금융과 농협은 지분매입에 따른 영향력 행사를 기대했다기보다 상징적인 차원에서 지분매입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매각협상이 결렬된 후에도 여전히 인수대상자 '0'순위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큰 실익이 없는 지분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밑 인수작업 가열될 듯=론스타의 보유지분이 줄어들면서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초기자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지분 51%를 매입할 경우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자가 선정되더라도 총 인수대금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이 6조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던 만큼 주가가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약 5조5,000억원 수준에서 매입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인수자의 입장에서는 1조4,000억원 정도의 인수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금융기관들의 인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급등해 6조5,000억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총 인수대금이 낮아짐에 따라 새로운 인수희망자가 늘어나 경쟁이 가열되면 가격이 급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약화되고 지분 규모가 작아진 만큼 인수 초기자금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인수자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추가 매입을 시도해야 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6/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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