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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30일] 원천기술과 에너지 자원 확보

지난 2008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는 31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원천기술의 보유도가 높은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기술무역수지의 흑자폭이 점점 늘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술무역수지에서는 빈익빈 형태를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재유출 막고 기초과학 투자를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최근 5년간 에너지 해외 의존도는 무려 97% 수준으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나라의 2008년 에너지 수입액은 1,425억달러로 2004년도 496억달러와 비교할 때 4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수입액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 자체도 매우 높아 2007년에는 26.6%, 2008년에는 32.5%나 된다. 이 수입액은 2008년도 우리나라 3대 수출주력 상품인 석유제품ㆍ선박ㆍ휴대폰을 합한 수출액을 초과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러한 와중에 국내 이공계 기피현상과 두뇌의 해외유출 현상도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으로 떠난 국내 유학생 중 박사학위 취득자의 미국 정착 비율은 1990년대 초 20% 수준이던 것이 2000년대 초 46%로, 불과 10년 만에 과반수에 가까울 정도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의 공통적 해결방안은 바로 기초과학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우선 고급 두뇌가 창조적 지식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투자가 많아지면 유학생 박사들은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연구하게 될 것이다. 연구 결과로 얻은 소중한 국산 원천특허, 노하우 등의 지식재산권은 비싼 로열티를 받고 외국에 판매할 수 있다. 또한 기술 에너지인 원자력과 핵융합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에너지 수출국 대열에 합류할 수도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의 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산업의 중심을 점차 지식기반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소의 대표격인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기술지주회사들은 연매출이 각각 약 1억4000유로, 1억달러 내외에 달할 만큼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혁신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 방안으로는 현재 논의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비즈벨트) 사업을 들 수 있다. 과학비즈벨트는 한국 기초과학의 획기적 발전을 목표로 오는 2015년까지 3조5000억여원을 투입해 기초과학연구원과 초대형 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설치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현 정부의 과학기술 분야 최대 사업이다.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사업화해 20~30년 후 우리나라 전체를 먹여 살리고 국가의 품격을 높일 선진국형 지식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미래지향적 사업이다. 며칠 전 한전과 정부가 총력을 다해 47조원의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수주라는 국가적 희소식 일궈냈다. 1970년대 외국 기술을 바탕으로 원자력발전 보유국이 된 후 근 30년 만에 95%에 달하는 기술자립도를 갖추고 산업 시스템을 일군 덕분이다. 앞으로 과학비즈벨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돼 안착한다면 기초과학 연구 활성화를 통해 기술 에너지를 포함, 첨단산업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번 원전 수주 건처럼 국가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도 클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궁극적인 과학비즈벨트 사업 방향이다. 과학비즈벨트 사업 활성화해야 최근 과학비즈벨트는 정치적 이슈와 연계한 정치권의 반대로 특별법 통과가 지연돼 내년도 관련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과학비즈벨트는 미래 지식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해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기틀이다. 과학기술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시기를 놓치지 말고 현명하게 추진해 우리 후손들에게 과학지식 강국의 밝은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체제가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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