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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제품·전력 미래 생산 거점… 한국 기업엔 재앙될 수도

■ 중국 서부대개발 현장 인촨시 닝둥단지 가보니<br>사막에 거대 플랜트·고층빌딩 즐비 저렴한 석탄 활용해 올레핀 등 생산<br>가격경쟁력 앞세워 중국 내륙 공급 국내 석유화학업체 힘겨운 경쟁 예고

중국 닝샤후이족자치구의 성도인 인촨시에서 43㎞ 떨어진 닝둥에너지화학단지는 서부대개발의 성공 모델이지만 과잉생산의 리스크도 안고 있다. 지난해부터 가동된 닝둥석탄화학 플랜트의 굴뚝에서 회색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인촨=김현수특파원


'중국 서부대개발은 한국에 기회인가 재앙인가.'

중국의 미래라는 서부대개발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조만간 열릴 또 다른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17일 찾은 중국 시베이 지역 닝샤후이족자치구 인촨시의 서부대개발 현장에서는 기회 뒤에 도사리고 있는 리스크를 체험하게 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인촨시의 풍경은 2개로 나뉘었다. 금빛사막 은빛물결로 불리는 텅거리 사막과 허란산의 풍경이 펼쳐지더니 곧이어 황허를 끼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고층빌딩과 거대한 화학플랜트 시설이 나타났다. 그 규모에는 기가 질려버릴 지경이었다.

인촨 허둥공항을 지척에 두고 자리 잡은 닝둥 에너지화학단지. 총3,484㎢의 부지에 800㎢에 핵심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핵심시설 단지가 서울시보다 크다. 서부내륙개발의 핵심시설인 닝둥단지는 4개로 분류된다. 국가중요대형석탄기지, 국가중요 '시뎬둥송(西電東送ㆍ서쪽에서 전기를 만들어 동쪽으로 보낸다)' 화력발전기지, 국가중요대형석탄화학기지, 국가순환경제시범구 등을 기반으로 서부대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부신가이 닝샤자치정부 외사판공실 처장은 "닝둥단지는 서부대개발에서 닝샤가 어떻게 주목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성공 모델을 만드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2003년에 시작된 닝둥에너지화학단지 개발은 현재 6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설물 등 고정자산에만도 이미 2,130억위안(약 38조3,400억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7개 플랜트가 모두 정상 가동되는 오는 2020년까지 6,000억위안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석유 대신 이 지역에 매장된 값싼 석탄을 활용해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닌둥단지의 기본개념이다. 이미 석탄을 메탄올로 바꿔 폴리프로필렌(PP), 올레핀, 에틸렌글리콜(MEG)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1차 석탄화학단지는 완공돼 가동되고 있다. 여기서는 510억위안(약 9조1,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에는 석탄생산 능력을 연간 1억4,100만톤으로 늘리고 석탄화학공업 제품 2,00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2012년 닝샤자치구 전 지역을 경제시범구로 지정한 데 이어 면세구역 설정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의 힘과 해외투자 유치를 통해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야심이다.

닝둥단지는 중국 전력생산의 주요 거점이기도 하다. 사방팔방으로 뻗은 고압송전탑은 인촨에서 동쪽으로는 산둥성 칭다오까지, 남쪽으로는 저장성 항저우까지 연결된다. 서부대개발을 발표하며 내세웠던 시뎬둥송 현장이 바로 닝둥화력발전기지다. 닝둥단지는 현재 879만㎸인 생산량을 2020년에는 1,900만㎸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다 풍력ㆍ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에 따른 전기생산도 지난해 말 200만㎸에서 2020년 400만㎸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동쪽은 물론 남쪽의 광저우 등에도 전기를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쓰촨ㆍ칭하이 등 서부내륙에도 공급이 가능하다.

서부대개발의 성공 모델로 부각되고 있는 닝샤 개발은 한국 석유화학 업계에 중국발 재앙이 될 수 있다. 생산물량의 50% 이상을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제조원가가 석유보다 20~40% 싼 석탄화학 제품과의 힘겨운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류망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닝둥단지는 철도망을 통한 운송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닝둥단지 대외협력부의 허쉬밍은 "화학제품은 안전성의 문제로 철도운송이 좋고 그런 점에서 철도망으로 중서부 내륙은 물론 동부까지도 운송이 가능하다"며 "여기다 서쪽으로 중앙아시아 등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학장의 주장처럼 이미 중국은 서부대개발을 중앙아시아와 중동으로 이어지는 그랜드 전략으로 설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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