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2009년 실물 경제위기, 2010년 환율 전쟁으로 이어지는 위기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조짐도 보이지만 잇따른 충격이 단기간에 쉽게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게 주된 전망이다. 거시경제 분석과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로 해온 김광수경제연구소에서 2011년 세계 경제를 예측한 분석 보고서를 펴냈다. 책은 미국과 유럽,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의 2011년을 각각 분석하고 현 경제 위기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우며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책은 2011년에는 정부의 과다 차입과 과다 채무 등 재정 위기가 세계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2009년 말부터 유럽에서 표면화되기 시작한 재정 위기는 2010년말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이른바 PIGS로 불리는 국가들의 재정과 대외 채무가 심각해 채무 불이행 위험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뿐 아니라 정부마저도 빚이 너무 많아 나라 살림을 운영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문제는 재정 위기가 유럽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책은 미국과 일본, 한국도 재정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국채 발행 잔고는 2010년말 14조 달러. 2010년 명목 GDP가 대략 14조7,000억달러 가량이므로 미국의 총채무는 GDP 대비 94%에 달하는 셈이다. 여기에 페니매이나 프레디맥 같은 정부 보증기관의 보증 채무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할 수 있다는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미국채 6,000억 달러 추가 매입을 발표한 것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국채를 시장에서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뿐 아니라 일본 역시 공적 채무가 GDP 대비 188.7%에 이르고 있고 한국도 국공채 발행 잔고가 852조원이 넘는다. 책은 2011년의 재정위기 이후에는 인플레이션 발생 위험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는 세계 경제가 호전되든 안 되든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각국이 재정 적자 삭감을 위해 긴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일랜드 사태에서 볼 수 있듯 또다시 금융시장 동요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은 2008년 금융위기부터 시작된 경제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 새로운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각국의 경제상황을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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