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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사회의 성탄절

인간이 지구상의 어떤 동물보다 진화되었다는 말의 의미엔 그 무엇보다도 인간만이 사랑과 봉사를 할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끊임없이 진화되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진화하지 않고선 불행해지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으리라. 진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며 그 사랑의 범위를 무한하게 키워가는 일이 아닐까.집을 떠난 국군장병들의 외로움을 쓰다듬고 보듬어주는 한 식당할머니의 마음은 군인들에 대한 사랑으로 절절하게 끓고 있다. 적자를 마다하지 않는 풍성한 음식으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겨울에는 뜨거운 물수건을, 여름에는 찬 물수건을 준비해뒀다가 그들을 맞는 식당할머니는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일까. 더 가지지 못하고 더 누리지 못하는 괴로움이 우리의 고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우리 삶의 실상인데 말이다. 좋은 집과 비싼 물건과 맛있는 음식을 탐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있는 이 시대의 범인(凡人)들의 눈엔 식당할머니를 비롯한 숨은 봉사자들의 삶의 방식이 분명 경이롭게만 보일 것이다. 나라 안이 연일 고관부인들의 옷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높은 지위에 올랐지만 몸과 마음은 땅바닥을 뒹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날마다 신문지상을 뒤덮고 있다. 거기에 비해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은 한구석에 보일듯 말듯 실려 있는 것이다. 신문을 만드는 사람이나 그것을 보는 사람이나 똑같이 추악한 인간의 어두운 면을 즐기고 있다. 아직도 진화를 위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일반적인 인간의 유형에서 분리된 별종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윤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사람에게 먹을거리를 대접하고 있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저버린 식당 주인들과, 중저가를 입든 남대문시장의 옷을 입든 이미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만으로 훌륭하게 보일 수 있는 고관부인들에게도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인간이면 누구나 아름다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아름다움은 진실과 사랑 속에서만 찾을 수 있고 가질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성탄절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목적이 사랑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해서라는 것을 위인들이나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국한시키지 말자.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깨닫는 성탄절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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