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고 원ㆍ달러 환율이 900원 이하로 떨어지더라도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 조선업체 사장은 최근 대외 경제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서 일본ㆍ중국 등의 경쟁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데다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외 악재 무섭지 않다” 내성 강해져=서울경제가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유가ㆍ원고ㆍ고금리의 트리플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자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관련, 89.2%의 기업이 76달러(두바이유 기준)선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특히 19.6%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920원선이 위협받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도 29.1%의 CEO가 900~919원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대답했다. 900원 미만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답한 기업도 5곳 가운데 1곳 꼴인 21.8%였다. 적정 환율을 920~939원으로 답한 CEO는 21.8%였으며 940~959원(12.7%), 969~999원(7.3%) 등의 순이었다. 4ㆍ4분기 경영여건에 대해서는 3ㆍ4분기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4ㆍ4분기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이 33.9%였고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대답도 5.1%에 달해 10명 가운데 4명꼴로 낙관론을 펼쳤다. 4ㆍ4분기에 다소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은 11.9%에 그쳤으며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답변이 49.2%였다. 내수경기도 4ㆍ4분기가 3ㆍ4분기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절반에 가까운 49.0%에 달했다. 내수가 5% 이내에서 늘어날 것이라는 답변이 33.3%였으며 5~10% 증가가 12.3%였다. 내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3.5%에 그쳤다. 수출은 증가 전망이 60%를 넘었다. 수출이 3ㆍ4분기에 비해 10% 미만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47.3%로 가장 많았고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도 16.3%에 달했다.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은 5.5%에 불과했다. ◇생산성 향상 노력들이 결실 거뒀다=내수ㆍ수출ㆍ경영여건 호조 등에 힘입어 연초 예상했던 경영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74.1%에 달했다. 이들 기업 가운데 48.8%는 당초 목표 정도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34.9%는 10% 이상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경영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응답은 25.9%에 그쳤다. 연초 설정한 경영 목표 달성이 가능해진 요인으로는 43.2%가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노력을 들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5.0%는 성공적인 마케팅과 영업이 목표 달성 원인이라고 지적, 공격적인 경영활동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투자 측면에서도 3ㆍ4분기까지 예정된 부분을 집행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93.0%에 달했다. 이 가운데 82.5%는 당초 목표 수준을, 10.6%는 예상 수준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를 줄였다는 의견은 7.0%에 그쳤다. 채용도 다소 늘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74.1%, ‘증가’ 20.4%, ‘감소’ 5.6%로 나타났다. ◇“하지만 4ㆍ4분기 경제성장은 5% 밑” 여전히 신중=4ㆍ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대부분의 CEO들은 5%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이 4.1~4.5%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42.1%로 가장 많았고 4.6~4.9%선이 31.6%로 뒤를 이었다. 4% 미만을 점치는 의견도 22.8%에 달했다. 반면 5% 이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3.5%에 불과했다. 4ㆍ4분기 기업경영에 부담을 주는 요인(3개까지 복수응답)으로는 유가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70.2%로 가장 많았다. 원ㆍ달러 등 환율불안(54.4%), 금리인상(47.4%), 대선을 비롯한 정치문제(43.9%) 등도 경영의 발목을 잡을 주요 변수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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